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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盧 봉하 사저 비판 잘 기억 안나는데…"

2번째 TV토론…박원순 "강남분들 그렇게 이기적이라 생각 안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나 후보는 11일 밤 야권의 박원순 후보와 KBS TV 토론을 가진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저 부지를 아들 이름으로 샀을 뿐 아니라 다른 대통령들의 사저에 비해 호화롭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실질적 사정이 있겠지만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사저 건립에 있어 경호동을 대폭 축소하는 등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 후보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노무현 타운'이라고 비난하는 등 강하게 비판했던 전력 때문에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에 대해 비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사저의 경호시설 부지 매입 비용(42억여 원) 노 전 대통령의 15배에 달하는 액수이기 때문. 전직 대통령의 경호시설 관련 비용은 당연히 세금으로 충당된다.
▲ TV토론을 앞두고 웃으며 악수하고 있는 두 후보. ⓒ연합

2007년 당시 나 후보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봉하마을 사저에 대해 "노무현 마을 내지 노무현 타운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며 "후보 시절부터 서민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한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살 집 치고는 규모가 좀 지나치지 않나 싶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논평에선 "최소한의 도덕과 염치를 갖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이처럼 봉하마을 사저에 대해 비판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봉하마을 신축과 관련해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게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도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는 무상급식 등 핵심공약과 도덕성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무상급식과 관련해 나 후보는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한 것은 전면적 무상급식도, 단계적 무상급식도 채택되지 못한 것을 뜻한다"며 "다만 다시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충분히 조정하겠다"면서 전면적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원순 후보는 "앞으로 초등학교 5, 6학년 심지어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 평가에 있어 나 후보는 "(이명박, 오세훈 시장을 거치면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세계 9위로 껑충 뛰었다"고 긍정 평가하면서 "다만 전시행정은 중단하고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재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도시경쟁력 9위라고 하는데 무엇을 보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콘크리트나 하드웨어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과 미래에 투자해야 진정으로 도시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가 '강북권의 재건축 연한 단축'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박 후보는 "재건축 대신 맞춤형 리모델링을 통해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는 "실질적으로 재건축 연한 완화는 불핑요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며 "재건축 연한 완화와 뉴타운을 자꾸 섞어서 말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강남북 균형 발전과 관련해, 나 후보는 박 후보가 관련 정책이 없다고 비판했고, 박 후보는 강남북 재정불균형 해소 방안으로 "재산세 공동과세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나 후보는 "강남주민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비판하자, 박 후보는 "강남분들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 부분인데 강남분들이 그렇게 이기적이진 않다고 본다"며 "이런 어려운 문제 해결 때는 솔직하고도 정직한 협의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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