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레일 직원들에 따르면 코레일 본사가 매년 실시하는 교육에는 각종 직무교육과 지시사항교육, 사고예방교육, 성희롱·성추행 예방교육 등이 주를 이룬다. 이 중 직무교육은 2박3일 이상 집중심화 형태로 진행되며 전문지식 습득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일반 교육내용 등은 유인물을 나눠주고 유인물 옆에 만들어진 공란에 각자의 사인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감사를 피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성희롱·성추행 예방교육 역시 유인물로 대체하는 것이 일상화 돼 있어 여타 교육과 차별화 되거나, 중요시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은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감사가 나와도 각 개인의 사인만을 확인할 뿐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사실 파악은 이뤄지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심지어 하루에 12장의 교육 관련 유인물에 사인한 적이 있다. 당연히 무슨 교육이었는지 기억이 없다”며 “성희롱·성추행 관련 교육도 내가 제대로 받은 적이 있는지도 전혀 기억이 안 난다. 대다수 직원들이 동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2년 전 코레일 직원 간 발생한 성추행 사건 이후 코레일 지도부의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개선의지가 여전히 박약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
2년 전 성추행 사건은 한 간부가 회식자리에서 여직원 둘을 상대로 벌인 일로, 두 직원 사이에 끼어 앉아 신체 일부를 더듬고, 한 직원의 볼에 기습으로 입을 갖다 댄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한 직원은 코레일 본사에 진정을 냈고, 처음에 받아들여지지 않자 1인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감사가 진행됐고 해당 간부는 직위가 한 단계 강등돼 대기발령 상태로 있다가 한 산하기관에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의 또다른 직원은 “성희롱·성추행 예방교육은 각 부서 관리자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교육이 진행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며 “타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직원이 많은 코레일은 항상 성희롱·성추행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보다 개선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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