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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무상급식 전선에서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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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원순, 무상급식 전선에서 무엇을 했나?"

[인터뷰] 박영선 "정권교체를 열망하나? 서울시장부터 바꾸자"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표적인 민주당의 '정책통'이다. 기자 출신인 그의 날카로운 질문에 여러 사람이 고개를 숙였다. 40년 만의 '40대 국무총리'를 노렸다가 낙마한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현 한나라당 의원)가 대표적이다.

재선 의원이지만 본인 말대로 "정치 행보는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인터뷰는 시원시원했다. 오는 25일 결정되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고 있는 박영선 의원을 21일 만났다. 비록 현재로는 무소속의 박원순 변호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 경선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영선 후보는 자신만만했다.

박 변호사를 놓고 그는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정치가"라며 그의 한계를 지적했다. "단순히 서울시장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궐선거까지 불러온 이른바 '무상급식 전쟁'의 현장에서 "박 변호사가 그동안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도 한 번쯤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후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다음은 박영선 후보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프레시안(최형락)

"정치 행보 처음이라 '인지도 약점'? 달라지고 있다"

프레시안 : 서울시장 출마에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이른바 '봉명성 울면' 때문에 나오게 됐다고도 했는데 나오기를 망설였던 이유와 결심하게 된 이유를 각각 듣고 싶다.

박영선 :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당의 입장을 확인하고 당의 힘을 모으는 것도 필요했다. 당심이 무엇인지, 서울의 민심은 무엇인지 좀 더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나가자고 마음 먹게 된 것은 중국집에서 울면을 먹으면서 17대, 18대의 친구 같은 동료 의원들의 간곡함이 동기가 됐다.

두 번째로는 부패한 서울시정 때문이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만 봐도 서울시는 굉장히 부패해 있다.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도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 사장으로 가면서 부쟁부패 의혹으로 결국 물러났다.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해 놨지만 진척이 안 되고 있다. 서울시를 부패하게 만든 한나라당 10년의 시정을 심판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에서 또 당선된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져다 주는 격이다. 이를 심판할 수 있는 것은 민주당 밖에 없지 않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프레시안 :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에서는 출마 권유는 없었나?

박영선 : 손 대표가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몇 차례 했다. 실제로 두 번 만나자고 그랬는데 만나지는 않았다. 일단 결심이 선 뒤에 만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때까지는 한명숙 전 총리가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기자 출신이다. 앵커로 이름을 알렸고 정치권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 인지도는 아주 높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인지도 약점을 극복할 방안이 있을까?

박영선 : 국회의원으로는 활발한 의정 활동을 했지만 정치적 행보는 이번이 사실 처음이다. 그래서 인지도 면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런데 어제(20일)부터 느낌이 조금 다르다. 그 전에는 출마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상당히 많았는데 어제부터는 먼저 알아보고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승리하라고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15일에 출마 선언하고 5일 정도 지난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프레시안 : 정치인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박영선 :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미안하지만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를 민주당의 이름으로 낙마시켰을 때다. 그 정치적, 역사적 의미가 상당하다. 왜냐하면 민주당이 80석 조금 넘는 소수 야당이다. 투표로 하면 진다. 과반을 저쪽이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포기할 정도의 청문회가 된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공격수 박영선? 기자였을 땐 '따뜻하다'는 얘기 많이 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당내 경선에서 선두권으로 평가된다. 가장 경계되는 후보는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박영선 : 세 후보 다 훌륭하다. 누가 가장 경계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실 나머지 후보들보다 내가 정치 신인이다. 새 인물로 볼 수도 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새로운 인물로 나타나는 희망이다. 당 지도부와 동료들이 나에게 나가라고 권유한 것도 그래서 아닐까 생각한다.

프레시안 : 의정 활동 하면서 갖게 된 이미지는 강한 편이다. 삼성 문제나 BBK 등 공격수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상대편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여성적 이미지가 강하다.

박영선 : 시장은 두 가지 면을 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야무지게 챙기는 강한 이미지,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한다는 것. 또 시장은 포근해야 한다. 시민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시장도 필요하다. 한 토론회에서도 사회자가 "기자일 때는 참 따뜻했는데 정치권 가더니 강한 이미지가 계속 덧칠되고 있다"고 질문을 하더라. MBC 기자로 있을 때는 정말 그랬다. <박영선의 사람과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전하는 인터뷰를 했다. 서민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 인연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구로동 벌집촌을 취재하면서 일주일 동안 같이 생활했다.

그런데 나중에 정치판으로 오고 보니 그곳이 나의 지역구로 인연이 맺어지더라. 정치권 들어와서 보니 매일 투쟁해야 하고, 이명박 정권과 싸워야 하고, 검찰 권력과 싸워야 했다. 자연스럽게 강해질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프레시안 : 경선에서 또 하나의 논란 지점이 여성 후보 가산점(20%)이다. 추미애 후보는 안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

박영선 : 솔직히 말하면 그런 제도가 있는지도 정말 몰랐다. 어느날 사무총장이 가산점 얘길 했는데 그때 천정배 후보가 '그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안 나왔다'고 하더라. 그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문제도 있다. 20%라는 규정을 당헌 당규에 넣기까지 정말 많은 여성들의 노력이 들어갔다. 여성 당직자들은 지금도 그런 규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고 한다. 무시하기 쉽지 않으나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

"무상급식 전쟁서 박원순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민주당 경선이 25일 예정이고 도 한 번 범 야권 경선을 해야 하는데 그 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박 변호사는 본인을 굳이 표현하자면 '중도 진보'쯤 된다고 말했다.

박영선 : 훌륭한 분이다. 그런데 시민운동과 서울시장과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나도 얘기를 좀 나눠보고 싶다. 왜냐면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동시에 정치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지방세 문제만 하더라도 행정안전부 장관과 충분히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서울시장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두 번째로는 서울시내 대부분의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이 민주당 출신이다. 시장이 시민과 소통하는 간접적 방법이 이들과 의사소통 하는 것이다. 민주당 시장이어야 잘 할 수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이 그 소통을 잘 못해서 이렇게 그만두게 된 것 아닌가. 더욱이 무상급식 때문에 (보궐 선거가) 벌어진 것인데 여기까지 오는 데 서울시 시의원들이 정말 애를 많이 썼다. 그런데 이 무상급식 현장에 그동안 박원순 변호사가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도 한 번쯤 점검해볼 부분이다.

프레시안 : 범야권 경선은 어떤 룰이 가장 좋다고 보나?

박영선 : 그것도 전혀 모른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만 알고 있다. 100% 여론조사보다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피력하고 있다는 정도만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적인 단일화다. 지지율 50%의 안철수 교수가 5%인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했던 것과 같은 감동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 박원순, 안철수 같은 장외 인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현실은 어디서부터 비롯됐다고 보는가? 안철수 돌풍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박영선 : 우리에게는 신선한 자극제였다. 일종의 '워너비(wanna be) 현상', 되고 싶다, 닮고 싶다는 그런 현상이다. 정치권에도 '내가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좀 많이 나타나야 한다. 지나치게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그런 느낌을 제시해주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박원순 변호사에게 입당을 권유하면서 민주당 간판이 가진 힘을 정치 신인이라 모른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현 상황에서 민주당 간판의 힘이 그렇게 크냐는 시각도 있다.

박영선 : 60년의 역사다. 지금까지 과연 누가 민주주의를 지켜 왔냐는 반문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서 어느 당이 가장 애를 많이 썼나. 민주주의를 지켜온 건 민주당의 역사성이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애쓴 것은 민주당의 존재 가치다. 부패한 정권 밑에 서울 시정마저 부패해 있다. 그것을 바로 잡는 것은 민주당만이 할 수 있다.

"무소속은 한때 반짝일 뿐, 연속성 없다"

프레시안 : 박원순 변호사가 끝까지 무소속인 범야권 후보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박영선 : 첫번째로 그건 상상하기가 싫다. 두번째로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이번 선거는 다리의 역할을 갖고 있다. 그 다리 역할을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또 세계 정당 역사상 무소속은 한때 반짝하고 다 사라졌다. 연속성이 없다.

프레시안 : 박원순 변호사가 아직까지는 지지율이 훨씬 높다. 많은 사람들이 결국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후보가 되지 않겠냐고들 하는데?

박영선 :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한다. 또 민주당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 몇 번의 기적을 이뤘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선거가 그랬고 1995년 서울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시장 선거 때는 조순 후보와 박찬종 무소속 후보가 한 달 전 여론조사에서 28% 대 44%로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역전시켜 당선시켰다. 민주당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믿는다. 그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믿으면 강하다.

프레시안 : 범야권 경선까지 끝나고 나면 정말 1:1 구도가 된다. 자신 있나?

박영선 : 이번 선거는 복지 대 반복지의 구도가 될 수밖에 없었고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이 사표도 내기 전에 출사표를 던지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구도가 인물론으로 잡혀 버렸다. 구도가 그렇게 짜여지니 안철수 현상도 나타난 것이다. 그것이 아쉽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보편적 복지가 시대적 요구임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일종의 복지 전쟁에서 보편적 복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승리했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찾아서 나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경원, 이명박 오세훈의 대변자였다"

프레시안 : 상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나경원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박영선 : 같은 층에 의원실이 있어서 자주 만나는 사이다. 그런데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 나경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속칭 '사이버 모욕죄'도 저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무상급식 문제도 그렇다. 나경원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의 주민투표를 '성전'이라고 표현까지 했다. BBK 동영상이 발견됐을 때도 '주어가 없다'고 나 의원이 말해서 '주어 경원'이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았나.

그동안 나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시장의 대변자 역할을 해 왔다. 10.26 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한나라당 10년의 서울시정을 심판하는 선거다. 그 선거에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의 대변자가 후보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지난 10년을 (나 의원이) 정리할 수 있나. 물론 '이명박 정부 대변자' 나 의원이 나오면, 기호 2번 후보와 각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프레시안 : 주민투표 투표율 25.7%가 어찌 보면 낮은 수치는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강남으로 대표된 서울지역의 표심은 보수적이었다.

박영선 : 물론 25.7%를 녹록한 투표율이라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중에 5% 정도는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이 섞여 있다. 또 나머지 75% 가운데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오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민주당 후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서울시의 부패를 꼽았다. 서울시장이 된다고 해도 남은 시간 문제도 있고 오세훈 전 시장이 저질러 놓은 일들 처리하기도 벅찰 듯 하다.

박영선 : 정리해야 한다. 이미 예산이 많이 투입된 사업은 가급적 빨리 투입된 예산의 낭비가 없도록 정리해야 한다. 앞으로 많은 예산이 들어갈 사업은 과감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서울시의회가 중심이 되겠지만 서울지역의 의견을 골고루 묻는 시민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의견 수렴하겠다. 같은 서울도 지역마다 의견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 키우는 직장인으로 힘들었던 과거, 시장으로 보듬어 주고 싶다"

프레시안 : 출마 선언에서 '엄마 서울'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대표적인 공약을 설명해달라.

박영선 : 복지가 한 축이고 교육이 또 다른 축이다. 복지는 무상급식 무상보육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엄마의 마음이다. 무상급식은 당연히 해야 하고 5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무상보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보육 문제는 특히 할 말이 많다. MBC 다닐 때 아이 낳고 키우는 문제가 참 힘들었다. 국회 와서 가족친화사회환경조성법을 발의한 이유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인데 17대 때 통과될 당시 전경련이 엄청 반대를 했다.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요즘은 고맙다고 한다. 아이 키우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고 회사를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주식회사 엄마교실'을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11개 교육청에 주식회사 엄마교실을 만들어서 능력 있고 지혜롭고 열정 있는 엄마들을 모셔서 자기 아이 친구들을 직접 가르치게 하는 것이다. 활성화되면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다. 엄마교실 뿐 아니라 주말 가족마당도 시스템화하고 싶다. 주5일 근무인만큼 토요일에 동네 학교 운동장을 개방해서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나와 축구, 농구, 야구 같은 것을 함께 하는 것이다. 부모가 직접 코치도 하고 감독도 하는 거다. 선진국은 그런 것이 굉장히 활성화돼 있다.

어떤 사람들은 출마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정책이 그렇게 많냐고 하는데 사실 다 평소에 해보려던 것들이다. 내 지역구 구로에서 엄마교실을 해보려고 교장 선생님들도 만나고 했다. 엄마교실이 생기면 나는 동화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하려 했다. 동화책 읽어주는 시장이 되고 싶다. 아이를 키울 때 낮에는 잘 못 보니까 늦게라도 들어가면 동화책을 읽어주곤 했다. 어떤 때는 아이가 잠결에 듣기고 하지만 그렇게라도 엄마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시간이 중요했던 것 같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문제는 엄청난 재정 적자다. 이미 25조5000억 원의 적자를 서울시가 갖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나?

박영선 : 돈을 빌려 사업을 펼치는 것은 당분간 하지 말아야 한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오세훈 시장 시절에 빚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한 해 동안 급증한 해도 있었다. 그동안 벌려 놓은 공사비 지급을 위해 급전을 돌리고 이자 붙고 그러면서 발생한 일이다. 또 오세훈 시장은 홍보비로만 1600억 원을 썼다. 다른 시장들에 비해 거의 3배 이상이다. 불필요한 낭비적 예산도 줄여가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 2012년 앞둔 대전환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정치적 행보는 처음이라 했는데 시장 선거 이후 계획은? 재선도 염두에 두고 있나?

박영선 : 모르겠다. 일단 이 결과가 잘 되는 것이 민주당원들의 가장 큰 바람일 것이고 잘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승리할 수 있다.

프레시안 :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어느 정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나?

박영선 : 굉장히 중요하다. 대전환점이다. 민주당 서울시장이 당선되면 10년 만에 서울시가 바뀌는 것이다. 그것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내년 대선에서도 그 가능성이 더 많이 열리게 된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국민들이 절망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이후 물가는 너무 오르고 전세난은 가중되고 저축은행 사태도 벌어지는데 매일 새로운 비리가 터져 나온다. 결과적으로 가진 사람들은 휘파람 불고 서민들은 허리띠 졸라매고 발 동동 구르고 있다. 서민들의 절망이 분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첫 번째 심판대가 될 것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정치인 박영선의 멘토는 누구인가?

박영선 : 기회 균등한 사회를 항상 생각한다. 그것이 그 사회의 건강성, 탄력성을 만들어준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모두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다.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 받아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 사람들이 존경 받는 이유다. 안철수 현상도 마찬가지다. 의사로 지내다 그만두고 회사를 차려 성공시키고 그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주지 않았나. 그에 대한 갈망이다. 나도 저 사람처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할아버지가 번 돈을 받아 3세가 잘 되는 사회는 결국 부패하고 망한다. 아버지의 직업과 월급이 자식의 학력과 직장을 결정하는 사회는 안 된다.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맏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내가 추구하는 사회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얘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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