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교수가 지난 4일 방영된 MBC <2580>과 인터뷰에서 "현재 여러가지 정치 상황으로 볼 때 한나라당 후보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선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제가 만일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이 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안철수 정체성'을 둘러싼 질문에 대한 첫번째 대답
▲ 안철수 교수 ⓒ프레시안(자료사진) |
출마검토설 이후 안 교수에 대한 여론의 호응은 폭발적이었지만, '非한나라, 非민주당' 내지 '反여非야'식 뉘앙스에 대해선 논란이 뜨거웠다.
민주당이 견제구를 날린 것은 물론이고 서울대 법학대학원 조국 교수, 금태섭 변호사 등 야권통합론을 지지하는 '장외인사'들도 언론 인터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고,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뜨거웠다.
"안철수를 밀어야 한다"와 "결국 한나라당 좋은 일 시킬 것 같은면 지지를 보내지 않겠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
결국 안 교수가 이에 대해 명확한 언어로 정리를 한 것이다.
"답은 명료하다"는 反한나라당 선언
안 교수는 <오마이뉴스>인터뷰에서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한나라당이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의 흐름을 보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저지'가 제일 목표라는 것.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의 물결이다, 저도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다. 그럼 답은 명료하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만일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공식적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안 교수지만, 단일화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그는 "(한나라당은 이번 보선을 통해)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며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저를 희생할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희생의 상대'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직접 거명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가능성이 높은 박 상임이사에 대해 "나는 그의 동료이자 응원자인데 이번에 박 변호사의 출마 의지가 확실하다는 것을 느낀 이상 내가 어찌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이번주 초에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 교수와 박 상임이사는 이미 이메일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현재 반반이며 51대 49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이번 주 중반까지는 출마냐 불출마냐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행보를 빨리하고 있는 윤여준 전 장관에 대해선 "그분이 선의로 제3당 창당 등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너무 많이 해 당혹스러웠다"며 "엊그저께 그분에게 그런 생각들이 제 생각이랑 많이 다르니 앞으로 그러지 마시라고 정중히 부탁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해선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현재 반반이며 51대 49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이번주 중반까지는 출마냐 불출마냐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안 교수가 민주당과 관계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반(反)한나라당 포지션을 명확히 하고 박원순 상임이사와 단일화까지 열어놓음에 따라 선거국면은 또 한 번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압박하던 조국 교수 "긍정적 인터뷰"
조국 교수는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안 교수의 (오마이뉴스) 인터뷰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반(反)한나라당은 기본"이라면서 "안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 나아가 (야권) 정당의 인사들과 통합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고 전했다.
조 교수의 이같은 반응은, 반한나라당 전선에 서 있는 이른바 진보개혁 진영 인사들의 그것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조 교수는 명확하게 '안철수 지지'를 말하진 않았다. 이는 "안철수 교수는 과기부장관감으로는 검증되었다. 그러나 서울시장감인지에 대해서는 안의 '친구들'이 누구인지, 이들과 무엇을 하려는 지를 놓고 검증해야 한다. 서울시정을 위한 그의 비전, 정책, 수행능력은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한다"는 자신의 트위터 글과 연결되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전날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누가 어떤 길을 갈지는 그 친구를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원장과 현재같이 하고 있는 박경철 원장은 주호영·이재오 두 전직 장관이 재직시 자문위원이었다. 민주당 공심위원장도 했지만"이라면서 "윤여준 전 장관은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이고 비서관이었고 여의도 연구소장이었고, 안기부장 특보였다. 이런 분이 그의 뒤에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안철수 원장이 어떤 길을 갈지는 잘 모르겠다"고도 말했었다.
어쨌든 안 교수의 이날 인터뷰로 인해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압박이, 야당을 포함한 진보개혁 진영에서는 '우호적 지켜보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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