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4일 임시 당대의원대회에서 진보대통합 최종 합의문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진보신당은 그동안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놓고 통합파, 독자파, 복지파 등 당 내부에서 갈라졌던 흐름에 따라 쪼개질 가능성이 커 사실상 생존 기로에 섰다고 보여진다.
진보신당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임시 당대회를 열고 5.31합의문과 부속합의서2 등에 대한 최종 승인을 논의했다. 이날 최종 승인안은 재석인원 410명 중 222명(54.1%)의 대의원이 찬성해 부결됐다. 합당 등 당의 조직진로와 관련한 결정은 대의원 2/3를 넘어야 승인이 가능한데, 이를 넘지 못해 당 대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최종 부결됐다.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등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논의는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이에 따라 당 차원의 통합이 아니라 통합파로 분류되는 일부 당원들이 탈당을 해서 통합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있지만, 애초 진보진영이 기대했던 규모나 의미를 가진 통합진보정당 건설은 불가능해졌다. 또 이날 당대회에서 진보신당은 독자생존을 선택한 것이지만 당의 생존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부 통합파 뿐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한 단일 야당을 주장하는 복지파가 탈당해 각지 다른 정치 흐름에 합류할 경우, 당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간 성향의 일반 당원들은 민주노동당 분당 때와 마찬가지로 탈당해 어느 정당에도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강경 독자파들은 사회당과 통합을 꾀하거나 녹색정치 세력은 녹색당 창당 등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흐름도 있다.
조승수 대표, 노회찬-심상정 전 대표 등 당 소속 대중 정치인들의 앞날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이날 조승수 대표는 당 대회 모두 발언에서 "진보신당의 당 대회 결과를 포함해 내년 총선 전까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되지 못하면 2012년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 대표는 "진보의 혁신과 진보신당의 창당을 주도했던 입장에서 다시 모든 것을 걸고 새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한 내가 새 진보정당 건설에 실패한다면 근본적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헌법재판소에서는 노회찬 전 대표의 'X파일'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을 내려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노 전 대표의 피선거권이 제한될 수 있다.
한편 국민참여당의 진보대통합 정당 참여를 반대하던 진보신당이 이날 합의문을 통과시키지 못함에 따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움직임은 오히려 더 탄력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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