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사천 논란'과 '제왕적 당대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 중진 의원들인 이른바 '반홍 4인방'이 입을 모아 '사천'을 방지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구성을 홍 대표에게 요구했다. 29일 오전, 나경원·유기준·이주영·정우택 중진 4인방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달라지지 않는 홍준표 대표의 지방선거 관련 행보를 비판했다. (☞관련기사:'우리 준표'는 아직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이주영 의원은 "지금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지방선거) 공천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 중 일부는 홍 대표의 사천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홍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해달라"며 "우리 국민이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홍 대표만을 너무 (바라보다 보면) 비호감이 (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에 대한 도전에) 과하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홍 대표) 사당화의 표본이고 징표가 아니겠는가"라며 "(홍 대표가) 공천을 진행하지만 아직 확정은 안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공천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야 (확정) 되는 것이다"라며 "100만 이상 도시에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에 대해 홍 대표의 사천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국당 공관위는 경남 창원시장 후보에 홍 대표 측근인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공천하기로 하면서, 현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은 공천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은 30일 비공개로 최고위원회를 열어 중점전략특별지역 5곳 전략공천을 의결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홍준표 사천 논란 '끝판왕'...'라이벌' 안상수 분개)
그러나 의사권한을 지닌 6명의 최고위원 중 3명이 공석인 채로 남아있다. 홍 대표가 최고위원은 제명하고 전략공천은 강행하면서 홍준표 사당화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기사: 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 제명…5년 이내 재입당 불가)
유기준 의원은 "최고의원 3석이 공석이다"라며 "당헌·당규 상 최고의원 공석이 생기면 1개월 이내 다시 전국위원회를 열어 최고위원회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홍 대표가) 최고위원을 선출하지 않은 이유는 (최고위원) 공석상황을 두고 조기전당대회를 열기 위한 명분을 삼는 것이 아니냐"면서 "중진들 향해서 험지로 차출하겠다고 말한 것이야 말로 다음 전당대회를 열어 다시 당대표를 맡아 다음 총선까지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뜻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유 의원은 "(홍 대표가) 지방선거에 대한 승리의지 없이 지방 선거 이후에 당권싸움에만 골몰한다면 당의 미래가 어디있겠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진연석회의를 이미 요청했으나 이에 대해 돌아오는 내용은 아무 반향이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홍 대표의 전략공천에 이의를 제기했다. 나 의원은 "홍 대표가 100만 내외의 기초단체에 대해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하면서 (서울 예비후보로 출마한 한국당) 김정기 위원장을 제명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공당이 이런 식으로 (당원을) 제명하고 공천해도 되는지 문제제기를 안 할 수 없다"며 "홍 대표가 선당후사가 아니라 선사후당이 된 건 아닌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우택 의원은 홍 대표에 대한 지방민심을 전했다. 정 의원은 "홍 대표가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연탄가스, 한 줌, 부역자노릇과 같은 언급을 했다"며 "당 대표가 이러니 당 대변인도 막말로 오바하고 결국 사과하는 행태가 벌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지역구에 다녀보고 세간 사람을 만나서 말을 들어보면 당 대표 입조심, 말 조심 시키라는 말이 거의 대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홍 대표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막말 퍼레이드를 하면서 한국당에 애착을 가진 분에게 당 이미지를 손상시켰고, 당 지지율을 답보상태로 가게 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오후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에 중진의원 반발을 의식한듯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정당이다"며 "당헌, 당규에 따라 공천절차를 진행 할 수 밖에 없는데 자기를 공천 주지 않는다고 사천이라고 하면서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그걸 두고 언론에서는 공천잡음이라고 한다"며 "우리는 묵묵히 가는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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