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해외 순방길에 오른 것은 2012년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집권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으로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비공식 방문하시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방문에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을 비롯, 최룡해·박광호·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및 리용호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심 지도부와 대외‧남북 문제를 총괄하는 인사들이 대거 방중길에 오른 것이다.
통신은 26일 김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했을 때 왕후닝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딩쉐샹(丁薛祥)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 등이 영접을 위해 나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의 당 및 국가영도자들은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을 새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높은 단계로 더욱 계승·발전시키기 위하여 역사적인 첫 중국 방문의 길에 오르신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를 열렬히 환영하고 최대의 성의를 다하여 극진히 환대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위원장은 인민대회당에 도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통신은 인민대회당에서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행사가 성대히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이날 양 정상이 인민대회당에 들어서면서 인민군의 사열을 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중국이 다른 국가 정상의 자국 방문과 다르지 않은 정상급 의전을 제공한 셈이다.
통신은 회담에서 "조중 두 당,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께서는 조중 친선관계 발전과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관리 문제들을 비롯하여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뜻깊은 첫 상봉을 하게 된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조중 친선의 귀중한 전통을 계승하여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 놓으려는 것은 우리 당과 정부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습근평 동지를 비롯한 중국동지들과 자주 만나 우의를 더욱 두터이하고 전략적 의사소통,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여 조중 두 나라의 단결과 협력을 굳건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 역시 중조 친선을 중시하고 이를 계승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화답했다.
또 최근 정세와 관련 시 주석은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전략적 결단과 조선당과 정부가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만남에서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우리 당과 정부의 이름으로 습근평 동지가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 방문하실 것을 초청하시였으며 초청은 쾌히 수락되였다"고 전했다.
회담이 끝난 이후 시 주석과 영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김 위원장과 영부인인 리설주 등 양측 부부가 만나는 자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은 시진핑 부부가 김 위원장에게 선물을 전달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 CCTV 역시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을 보도하며 양측 부부가 함께 다과를 나누며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을 공개했다.
김정은 "첫 외국 방문지 중국 수도…너무도 마땅한 것"
회담 직후 양측은 인민대회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의 중국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여 습근평 동지가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한 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만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전례없이 격변하고 있는 조선반도의 새로운 정세 속에서 위대한 조중친선의 오랜 역사적 전통과 혁명적 의리를 변함없이 지키며 조중 두 나라 관계를 대를 이어 훌륭히 계승발전 시켜나갈 일념을 안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첫 외국 방문의 발걸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가 된 것은 너무도 마땅한 것이며 이는 조중친선을 대를 이어 목숨처럼 귀중히 여기고 이어나가야 할 나의 숭고한 의무로도 된다"며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 인민과 중국 인민은 실생활을 통하여 자기들의 운명이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체험하였으며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잇닿아있는 형제적 이웃인 두 나라에 있어 지역의 평화적 환경과 안정이 얼마나 소중하며 그것을 쟁취하고 수호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가를 똑똑히 새기고 있다"며 중국과 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에 "나의 아버지인 습중훈(시중쉰) 동지도 생전에 조선 영도자들께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여러 차례 영접했고 김일성 주석 동지, 김정일 총비서 동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북한과 친분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방금 전 나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한 회담을 진행했다"며 "국제 및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우리 쌍방은 세계 발전의 큰 흐름과 중조관계 발전의 전반적인 국면을 튼튼히 틀어쥐며 고위급 래왕(왕래)을 강화하고 전략적 의사소통을 심화시키며 교류와 협조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두 나라와 인민들에게 행복을 마련해주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