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인 故이성자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내외 곳곳에서 그녀의 삶과 예술의 세계를 재조명하는 기념전이 마련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주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이성자’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전이 22일부터 7월 말까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진주와 서울, 프랑스 등에서 기념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이성자전은 진주시립 이성자 미술관 소장품 30점과 이성자기념사업회〈대표(아들) 신용극〉및 개인 소장품, 유화․판화 등 127점, 아카이브(포스터, 드로잉, 목판, 모자이크, 도록 등)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명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은 작가의 작품 제목에서 빌려 쓴 것으로 프랑스에서 그림을 배웠던 작가는 한국과 프랑스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는 극지로서 서로 대립하는 요소이자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겼다.
특히, 이성자 화백의 고향인 진주시에서는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이성자 탄생 100주년 특별 회고전 ‘대지 위에 빛나는 별’을 시작으로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사생대회, 초청강연, 학술대회, 공모전 등을 개최할 예정이며, 이번 이성자 작품전을 계기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올해 말 교환 특별전을 마련해 진주시민에게 다양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도 이성자 화백 작품전이 열린다. 이성자 화백의 작업실이 있던 프랑스 남부 투레트 시립미술관에서도 7월 7일부터 2개월간 이 화백의 초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성자 화백의 아들 신용극씨가 운영하는 이성자기념사업회(서울 논현동 소재)에서도 상설전시와 함께 이 화백의 작품 소장처 확인을 통한 도록 작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이성자 화백의 국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성자(1918 ~ 2009) 화백에게 고향의 산과 들에 대한 추억은 훗날 그녀의 작품세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1951년 한국전쟁 중 당시 서른셋의 나이로 홀로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본격적인 미술공부를 시작한다. 1953년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회화와 조각을 공부하고, 이후 추상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생명의 근원, 음과 양의 세계 등 기하학적인 상징물을 표현한 작품에서 이후 인간과 우주의 존재론적 성찰을 주제로 한 작품 등 1만 4000여 점의 작품을 창작했다.
1956년 프랑스 오베르뉴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58년 파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1975년에는 김환기, 남관, 이응노와 함께 상파울로 비엔날레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이후 1981년 프랑스와 한국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갖고, 1985년 현대화랑,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 1995년 조선일보사, 1998년 예술의 전당 등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1991년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예술․문학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한국 보관(寶冠)문화훈장에 추서됐다.
1951년 이후 프랑스에서 생활한 그녀는 1997년 남프랑스의 투레트에 자신이 직접 설계한‘은하수’라는 작업실을 지었다. 2008년에는 고향 진주에 376점의 작품을 기증하였으며, 2009년‘은하수’에서 작품 활동 중 91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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