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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청와대-한나라, 짜고치는 고스톱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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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청와대-한나라, 짜고치는 고스톱이 시작됐다"

한나라 '김진숙 출석' 고집…야5당 "조남호, 국민과 전면전 선언" 비판

17일로 예정된 국회의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앞두고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극비리에 귀국해 1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리해고 철회는 거부했다. 청문회 출석에는 '조건'을 달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청문회 출석'이 그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요구와 같다.

야5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한진중공업이 짜고 치는 고스톱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으로 조남호 회장의 무책임한 모습을 희석시키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청문회 출석을 내걸어 청문회를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얘기다.

여권 "김진숙 나와야 조남호도 청문회 나온다더라"

한나라당은 9일에 이어 이날도 재차 김진숙 지도위원의 청문회 출석을 압박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양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조남호 회장과 김진숙 지도위원 두 분이 한꺼번에 나와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문제의 큰 그림을 그리자는 것을 논의한 바 있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와서 김 지도위원을 부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황 원내대표는 "김 지도위원은 그동안 한진중공업 문제를 대변해오면서 210일 이상 농성했던 분"이라며 "청문회에 나와서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을 했고 본인이 생각하는 대책은 무엇인지, 조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중으로 김진표 원내대표와 만나 증인 채택 문제를 다시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남호 회장은 부산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청문회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조선일보>는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조 회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청문회에 나와야 자신도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핵심 증인인 조 회장이 청문회에 나갈 준비가 된 만큼 (김 지도위원을 설득하는) 야당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귀국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강하게 설득"한 결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한나라당-한진중공업이 일사분란하게 청문회 대응에 나선 셈이다.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연합뉴스
야5당 "노사 교섭과 청문회 아무 관계 없어…조건부 출석 안 된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5당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 회장은 어떤 조건도 없이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 회장은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하며, 탈세의혹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조 회장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조 회장은 무릎꿇고 사죄하기는커녕 미사여구로 국민을 철저히 농락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했으며 한진중공업 문제의 본질인 정리해고에 대해서는 변명에 급급하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후속조치로 상황을 무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악덕 기업주 하나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국민은 일개 기업주가 자신의 힘만으로 이처럼 오만방자한 행태를 저지른다고 믿지 않는다. 정권의 비호없이 불가능한 일인만큼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조 회장은 50일 넘게 해외에 숨어 지내다가 이제 와서 국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식으로 빠져 나가고, 여당 간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와야 조 회장을 청문회에 부르겠다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 행태를 보인다"며 "결코 물러서지 않고 국민과 이 상황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도 "노사 교섭과 청문회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돼 구조조정의 원인과 앞으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증인 채택 요구는 청문회 물타기와 조남호 비호를 위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 내에서도 "김진숙을 청문회에 왜 부르나?"

한편, 김진숙 지도위원의 청문회 출석에 대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제3자'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부산 영도구를 지역구로 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0일 "김 지도위원은 이제 무조건 크레인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김 지도위원은 국회 청문회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조사부터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200일 이상 치외법권적으로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공권력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대단히 유감스럽다. 우리나라의 검찰과 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아예 김 지도위원에 대한 '처벌'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역시 부산을 지역구로 둔 정의화 전 국회부의장 역시 "원내대표가 청문회를 조남호와 김진숙의 타협의 기회로 만들어보겠다고 했는데, 제3자 개입을 한 사람과 경영 책임자의 타협이라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냐"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국회 출석에 대해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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