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된 100개 고등학교의 수능 성적 순위를 <조선일보>가 공개하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분석 결과를 <조선일보>에 제공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연구 결과를 넘긴 것에 정치적 책임이 있다면 지고, 법적 책임도 지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연달아 나와 "제 연구 결과를 발표한 거지 이 (수능 원자료) 자체를 공개하진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고교 실명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조선일보>에 책임을 넘기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은 '분석 자료'를 언론사에 넘겼을 뿐, 원자료 공개를 안한 것은 물론, 실명 공개 의도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조 의원은 <조선일보>에 보도된 고교별 수능 서열과 관련해 "제가 (분석 결과)를 넘기는 과정에서는 학교명들은 다 코드화 되어있었는데 나중에 <조선일보>에서 기자가 (코드와 학교명을 맞추기 위해) 한 이틀 정도 밤을 샜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정도도 예상 못하고 분석 결과를 <조선일보>에 넘겼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조 의원은 그제서야 "파장이 만만치 않다고도 하지만 최근 저희 의원실에서 연구한 자료가 공개되면서 (성적)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는 여론은 점점 더 형성돼고 있다. 여론 형성이 돼야 격차해소를 위한 정책도 나올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지금까지 수능 원자료를 요청하면서 "자료를 분석하는 동안에는 바깥으로 나오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이날 "기초적 연구를 지금 계속 하고 있는 중이고 하고 있는 중에...(발표가 됐다)"고 말했다.
'말을 뒤집었다'는 지적에 대해 조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그런(성적 격차가 심각하다는) 문제에 대해서 여론을 환기시키고 대책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적절히 언론도 활용하는 것까지 저보고 하지 말라는 건 너무 무리한 부탁"이라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나아가 "필요하다면 학교명이 실명으로 공개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오히려 늦었다"고 덧붙였다.
'수능 원자료 공개'에 집착했던 뉴라이트 출신 조전혁 의원
현재 수능 원자료 공개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2007년 4월 수능결과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지만 교과부가 이에 불복하고 상고한 것이다.
이 소송을 제기한 인사가 뉴라이트 정책위원과 인천대 교수를 지냈던 조전혁 의원, 그리고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지냈던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등이다. 조 의원은 18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문제는 현재 수능 원자료 공개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에도 교과부가 '연구 목적'으로 제한하는 조건에 원자료를 조 의원에 제공했고, 결국 일반 공개로 이어졌다는 것.
게다가 당장 오는 12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고교선택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이번 고교별 수능 성적 순위 공개 파장은 확장 일로에 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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