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합법사행산업 규제만 주도하는 바람에 불법사행산업 팽창에 오히려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감위가 지난해 발간한 ‘사행산업 2016년 백서’에 따르면 불법 사행산업 특징으로 ▲행위의 은밀성 ▲높은 접근성 ▲과다한 중독성 ▲매력적인 베팅 등 합법보다 경쟁력 우월 등을 지적했다.
또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 운영자들은 인터넷을 활용한 무차별적 홍보를 통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고객을 모집하고 무제한 베팅과 높은 환급률 등 합법 사행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법사행산업의 문제점으로 불법 스포츠도박은 전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종목과 경기에 베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법 스포츠토토에 비해 매력적이고 다양한 베팅방식도 인기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다리 게임이나 달팽이 경주 등 파생상품과 결합하면서 청소년에게까지 인기가 급증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불법사행산업 시장에 날개를 달아주고 청소년들의 이용이 증가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사설 스포츠도박의 규모가 지난 2016년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결과 21조 8000억 원에 달해 2012년 제2차 실태조사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실태를 잘 알고 있는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는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포상금 인상, 지역센터 증설, 불법사행산업 단속실적 우수기관 출장포상 등의 대책만 내놓고 있다.
현재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 감시활동 대책으로 ▲불법사행산업 감시신고센터 운영 ▲신고포상제도 운영(최고 5000만 원) ▲불법사행산업 근절 제도개선(의원 입법)등에 등이 그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사감위는 합법사행산업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오히려 합법시장의 규제를 강화하면서 불법시장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사감위가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사행산업의 시장왜곡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호연 타짜일보 발행인은 “합법사행산업은 민영화를 해야 하고 불법사행산업은 양지로 끌어내는 정책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합법만 규제를 강화하고 불법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사감위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사감위를 폐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감위 관계자는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규제강화를 위해 의원입법 등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불법사행산업은 워낙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고 사법권이 없어 단속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합법사행산업의 2017년 매출은 22조 원 규모에 그치고 있지만 불법사행산업의 매출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200조 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무총리까지 나서며 불법사행산업에는 한 마디 언급도 없으면서 마사회와 스포츠 토토, 강원랜드 등 합법사행산업에만 매출총량제를 적용해 매출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바람에 불법사행산업은 날이 갈수록 급팽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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