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순절의 상징인 사적 제272호 만인의 총 경내 '만의의총 순의탑'에게 까지 이어졌다.
지난 1일 전북 남원 강모(59) 씨는 SNS를 통해 "남원의 숭고한 역사를 담고 있는 만인의총 순의탑에 고은 이라는 희대의 괴물이 쓴 만인의총의 노래가 있다"면서 "미투 운동을 동감하는 나는 우리지역 남원이 이런 '괴물의 시'가 기재된 잘못된 행위를 규탄하며 '괴물 고은의 시'를 당장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을 펼쳤다.
SNS를 통해 '만의의총 순의탑'에 새겨져 있는 '괴물 고은의 시' 즉각 철거 논란은 확대됐고, 급기야 5일 남원의료원 정상태 노조위원장과 남원시민노동단체연합회가 문화재청 만인의총관리소를 찾아 고은이 쓴 '만인의총 노래' 비문 철거를 요청했다.
8일에는 남원지역 직접민주주의 시민남원회의 시민주권남원행동이 성명서를 통해 "지금 우리사회는 정치권, 공공기관, 문화예술계 등 크고 작은 사회적 공동체에서 성범죄 논란에 휩싸이며 사회적 관계망이 재형성되고 있다"며 "'만인의총 순의탑'에 미투 운동의 괴물로 폭로된 고은 씨의 '만인의총의 노래'가 새겨져 있어 이를 즉각 철거해 만인 의사의 숭고한 정신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년 12월 10일 '만인의총 순의탑' 건립 후기에는 '만인의총 성역화 확충계획에 따라 1만 순국의사의 호국충절을 후손에게 길이길이 기리고자 이 탑을 세웠다'고 새겨져 있다.
탑은 정유재란 당시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1만 의사를 상징하는 3개의 수직 화강암 기둥 위에 횃불을 새겨 의사들의 얼이 승화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또 탑 좌우에는 당시의 전투 장면을 부조로 새겨 넣은 석조물이 배치돼 있으며, 기단 좌측에는 만인의총 연혁이, 우측에는 고은 시인의 '만인의총의 노래'가 새겨져 있다.
한편, 11일 만인의총 관리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은 이미 본청에 보고됐으며, 문화재위원회심의 결과에 따라 고은 시구(詩句) 삭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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