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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폭언보다 더 중한 건 24억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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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폭언보다 더 중한 건 24억 진실

[김종배의 '뉴스진맥'] 오세훈을 바라보는 친박계 표정은?

오세훈과 박근혜
친박계의 표정이 떨떠름합니다.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오세훈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친박계의 유승민 최고위원이 무상급식을 받아들이자며 오세훈 시장과는 180도 다른 주장을 편 데 이어, 친박계 중진 홍사덕 의원은 지난 14일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왜일까요? 친박계는 왜 이렇게 마뜩찮은 표정을 짓는 걸까요?

힌트가 있습니다. 같은 친박계인 구상찬 의원이 지난 11일 오세훈 시장 면전에 대고 한 말입니다. "대선에 출마 안 한다는 의사표시를 확실히 해달라"고 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사심이 있어서 주민투표를 추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친박계는 견제하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행여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후에 불어닥칠 폭풍우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치가 그렇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에서 승리하면 단번에 친이계의 대표주자가 될뿐더러 대선 아젠다를 흔들어버립니다. 여야 가리지 않고 합창하는 '복지 아젠다'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것입니다. 이러면 박근혜 의원이 심각한 내상을 입습니다. '한국형 복지' 말고는 이렇다 할 아젠다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을 궁지로 몰아버립니다.

그럼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엔 어떨까요? 박근혜 의원에게 도움이 될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에서 패배하는 순간 복지 아젠다는 야당의 전유물이 되고, 그들의 총선 가도는 활짝 열립니다. 박근혜 의원의 '한국형 복지' 아젠다는 후순위로 밀릴 뿐만 아니라 총선 패배에 따른 정치적 시련도 겪게 됩니다. 박근혜 대세론마저 내상을 입게 되는 것이지요.

그나저나 오세훈 시장의 속마음은 뭘까요? 주민투표 이후의 계획이 뭘까요? 구상찬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 요구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의총은 분수령
한나라당이 오늘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답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일부 의원들의 의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여 오늘 '권재진 법무' 인사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하기로 했답니다.

이것도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못잖은 '벼랑끝 싸움'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나라당 의원들이 '권재진 비토'를 결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수렁으로 빠집니다. 대통령의 인사권에 생채기가 나고 더불어 대통령의 권위에 흠집이 납니다. 레임덕이 가속화 되는 것이죠. 이뿐인가요. 한나라당이 '권재진 비토'를 관철시키면 탄력을 받습니다. 7.4전당대회 이후 걸핏하면 나오는 '당 주도' 주장이 탄력을 받고 그만큼 청와대는 코너로 몰립니다.

정반대로 '권재진 비토' 결의에 실패하면 한나라당이 치명상을 입습니다. '당 주도' 동력을 순식간에 잃을 뿐만 아니라 '쇄신' 주장도 빛바래게 됩니다. 이뿐인가요. 의원들이 서로 삿대질을 하면서 원심력이 극대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의식해서였을까요? 홍준표 대표는 당론을 정하지 말고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게 낫다고 주장했는데요. 설핏 들으면 그럴싸한 얘기 같지만 사실은 하나마나 한 얘기입니다.

다른 자리는 몰라도 법무장관은 표결을 하지 않습니다.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인준표결을 하는 게 아니라 해당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한 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만 합니다. 따라서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말고 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과정에서 의원 개개인이 채택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그리 큰 효력은 없습니다. 설령 한나라당 의원들이 채택에 반대한다 해도 구속력을 갖지는 않거든요. 청와대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법무장관 임명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일단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되 그 후 의원 개개인에 대한 설득작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겠죠? 이 경우는 아주 쉽습니다. 해당 상임위인 법사위원회 위원들 수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간 부종' 사건
정색하지 맙시다. 응당 물어야 할 것을 묻는 여기자에게 "너 맞는 수가 있다"고 폭언한 홍준표 대표의 언행은 기가 차지만 그래도 정색하지는 맙시다. 홍준표 대표가 해당 언론사에 공식사과를 했고, 거꾸로 자신이 여론의 뭇매를 맞아 인과응보의 벌칙도 받았으니 그쯤 해둡시다. 관심사는 진실입니다. 여기자가 물었던 내용의 진실입니다.

여기자가 물은 건 "이영수 씨한테 돈 받은 것이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삼화저축은행의 돈 24억 원이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KMDC 회장을 통해 지난해 전당대회와 7.4전당대회 때 '특정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우제창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따른 질문이었습니다.

반드시 밝혀야 할 사안입니다. 불법정치자금 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기에 한 가지 특수한 점이 추가됩니다. 삼화저축은행의 돈이 진짜로 7.4전당대회 때 '특정후보'에게 흘러갔다면 이는 '간 부종' 사건입니다.

그때가 어느 때입니까?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계속 되던 때였습니다. 여론이 들끓던 때였습니다. 이런 때에 다른 저축은행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 경선자금으로 썼다면 이는 간이 부어도 한참 부은 사람의 짓입니다.

그래서 '설마' 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돈이 급했다 해도 분위기 파악 못 하고 그렇게 마구잡이로 돈을 받았을까 하는 의아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도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혹시'라는 말을 덧붙여 볼까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맞는 수가 생깁니다. 그것도 엄청 아프게 맞는 수가 생깁니다. '특정후보'의 정치생명은 물론 한나라당의 정치적 명운 또한 위기상황으로 내몰릴 겁니다. 저축은행 사태로 분노와 박탈감을 느낀 민심에 불을 지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사태에 대한 민심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 잇속을 차린 행위가 한나라당의 도덕성에 심대한 흠집을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석과 예측 자체가 허망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설마'든 '혹시'든 어느 한쪽으로 기울려면 먼저 진실이 밝혀져야 합니다. 사안의 성격으로 볼 때 정치권의 입씨름이 아니라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일입니다. 한데 그게 잘 될까요? 된다고 해도 금방 될까요?

* 이 글은 '미디어토씨'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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