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장관'으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핵심 관계자는 "이전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고 다른 대안도 없지 않냐"고 대답하면서 "검찰총장은 한 쪽으로 0.5클릭 정도 기울었는데 확언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권재진 장관-한상대 검찰총장 카드로 간다는 것. 청와대는 한상대 서울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올리는 쪽으로 기울어져있지만, 고려대 출신에 병역 면제 이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핵심관계자는 "민정수석 인사는 당장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출신으로 서울대를 나온 차동민 서울고검장이 민정수석 자리에 유력하지만,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TK-고려대 출신인 노환균 대구고검장 카드가 살아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검찰총장-민정수석 조합에 대해선 청와대도 막바지 고려를 하고 있는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법무장관 자리에 대해 '플랜B'는 없다는 전언이다. 이는 한나라당에 대한 압박용으로도 보이지만, 하한기 정국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여의도의 벽에 부딪혀 장관 임명에 실패하면 후폭풍이 클 수 밖에 없단 말이다.
▲ 권재진 민정수석 ⓒ뉴시스 |
한나라 "평창에서 딴 점수 다 잃을 것"
한나라당 내부 기류는 점점 청와대와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가는 것을 "선전포고"라며 반대했던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법무부장관으로 가시는 부분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 등) 상당히 논란과 우려가 있다"며 "이런 인사는 실질적으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로) 딴 점수를 다 잃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대통령님 정말 너무해요. 인사 때마다 이렇게 당을 어렵게 하시고. 꼭 그렇게 하셔야하는 이유가 뭔지요"라며 "대통령은 진정 정권 재창출을 원하시는 건지. 설마 일단 난 됐으니 그 다음은 모르겠다는 건 아닌지요. 레임덕보다 무서운 게 재집권 실패라는 걸 제발 통찰해 주시길"이라고 썼다.
홍준표 대표는 기본적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홍 대표의 측근인 김정권 사무총장은 전날 "당 내의 많은 의원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 '새로운 한나라' 등 당내 소장파들은 '권재진 반대'를 내건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혁 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은 이날 오전 긴급 모임을 갖고 권재진 장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후 '권재진 의총' 소집 요구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키로 했다.
'민본21' 간사 김성태 의원은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첨>에 출연해 "대통령은 임기 말 국정운영과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어떠한 경우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무리한 인사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재진 민정 수석은 최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갈등 당시에도 볼썽사나운 모습을 제대로 풀어내고 막지도 못했다"며 "아울러 권 수석은 지금 현재 야당에서는 저축은행 사태의 증인으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언론에 말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적극 반대가 아닌 걸로 안다"는 청와대의 상황 인식과는 온도차가 꽤 큰 것.
이대로 가면 '제2의 정동기 파문'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소장파 의원은 "정동기 사태의 '재판'을 보는 것 같다. 문제는 정동기 파문 때는 안상수 체제였던 데다, 4.27재보선 이전이어서 추스를 수 있는 여건이라도 됐지, 지금 정동기 파문 같은 사태가 재현되면 당청 모두 불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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