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휴일·연장근로 중복 할증 일부 폐지법안'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으로 국민의 삶이 달라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가 끈질긴 논의와 타협으로 근로기준법 개정 법안을 처리한 것을 감사드린다"며 "이제 우리는 OECD 최장 노동시간과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 시간 단축은 일자리를 늘려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누기와 청년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주 52시간 노동제'와 '휴일·연장 노동 중복 할증 폐지안'을 맞바꾼 데 대해서는 "정부, 기업, 노동자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부담을 나누면서 조기에 안착시켜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일주일을 '7일'이라고 명시함으로써 주 52시간 노동제를 못 박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이는 일주일을 7일이 아닌 5일이라고 봄으로써 '주 68시간 노동제'를 가능하게 했던 지난 보수 정부의 행정 해석을 바로잡는 문제였다. 고용노동부가 '일주일은 7일'이라고 유권 해석만 내리면 해결되는 문제였지만, 정부는 이를 법 개정 사안으로 떠넘겼다.
대신 여야는 휴일에 연장근로를 했을 때는 8시간까지는 50%를 가산하고, 8시간 초과 노동부터는 100%씩 가산하도록 하는 안에 합의했다. 휴일 연장 노동 중복 수당을 일부 폐지함으로써 사실상 경영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노동계는 휴일에 연장 노동을 하면 휴일 수당 50%와 연장 수당 50%씩 총 100%를 가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관련 기사 : '소득주도' 강조한 文, 왜 '임금 개악'엔 답하지 않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개악안'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일부 조직 노동자들은 단체협약상 휴일에 연장 노동을 해도 이미 200%씩을 받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미조직 노동자들은 150%를 받음으로써 임금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장시간 노동'에 페널티를 주는 휴일 연장 노동 중복 할증이야말로 일자리를 늘리는 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는 휴일 연장 노동 중복 할증으로 주 52시간 노동제가 실질적으로 안착하면 13만~16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여야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오히려 덜어줬다.
한편, 문 대통령은 그밖에도 '일과 가정 양립 대책',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 상공인 부담 경감 대책' 등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임대료, 원하청 불공정 거래,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해 주시기 바란다"며 "각종 민생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는데 국회에서 시급하게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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