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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원희룡 '죽음의 키스'…靑ㆍ친이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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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원희룡 '죽음의 키스'…靑ㆍ친이계 '패닉'

유승민 2등-원희룡 4등의 함수관계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근혜의 보완재'를 자임한 홍준표 의원의 대표 당선은 예기치 못한 결과가 아니다. 하지만 친이계의 지원과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는 개인적 배수진까지 치고 나선 원희룡 의원의 '4위'는 원 의원 개인은 물론 청와대, 친이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홍준표의 당선'보다 '원희룡의 4등'이 더 상징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경선 기간 동안 청와대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정무수석, 홍보수석 등 정무라인이 막 교체됐을 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와 우호적 관계를 더 강화하면서 직접적 개입을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원 의원의 선전을 기대했었다. 일부 관계자들은 "홍 의원이 대표가 되면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기지 않겠냐"면서 "원 의원이 되는 게 순리다"며 막바지 역전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대 과정에서 너나할 것 없이 '박근혜 마케팅'이 벌어졌지만 한나라당 의원-원외당협위원장 가운데 다수는 여전히 범친이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 의원이 잘되면 대표, 못 되면 2등 아니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원 의원은 오히려 일반 여론조사보다도 못 미치는 대의원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결과에 대해 한 청와대 관계자는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여론조사 3위-대의원 투표 4위-합계 4위'는 유일한 주류 후보의 성적표라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참담한 결과인 것. 원 의원 쪽도 이같은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이다. 원 의원의 한 지인은 "어제(3일) 원 의원 쪽은 대표 수락연설 컨셉을 어떻게 잡을까 논의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골수 친박'인 유승민 의원이 대의원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며 기염을 토한 것과 정반대되는 이같은 결과는 결국 '친이 주류 후보'라는 레테르가 '죽음의 키스'로 작용했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친이계 대의원조차 '미래'를 보고 유승민 의원에게 표를 던질지언정 원 의원을 외면했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원조소장개혁파의 대표주자인 원희룡이 '끈 떨어진 친이 대리인'으로 규정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예선전 격인 후보 단일화에서 나경원 의원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한 원 의원은 이후 주류 밀착형 행보를 보였다. 쇄신특위위원장에 이어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신(新)이상득계'로 분류됐을 정도였다.

의아해 하는 주위 시선에 대해 원 의원 주위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힘이 있어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는 취지의 설명이 들렸다. 하지만 주류의 힘은 점점 빠져갔을 뿐 아니라 원 의원을 제외한 수도권 소장 개혁파들은 좌클릭을 하면서 멀어져갔다. 게도 놓치고 구럭도 잃은 꼴이 된 셈이다.

이같은 결과는 원희룡 개인에게만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 개입을 자제한 청와대가 당장 크게 다칠 일은 없겠지만, 원 의원의 4위는 청와대와 친이계의 현재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장은 청와대와 친이계가 '현실'에 순응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에 몸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 경선까지 1년 남짓 남았다. 고비가 없을 수 없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위기감에 휩싸일 친이계의 집단적 선택이 주목되는 것이 이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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