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며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일본에 독도 영유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3.1절 기념사를 통해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 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며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인류 보편의 양심으로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저는 일본이 고통을 가한 이웃나라들과 진정으로 화해하고 평화공존과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일본에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 체제 정착에 대한 메시지도 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 공동체, 경제 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저는 오늘 국민들께 이 목표를 함께 이뤄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오는 2019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못 박아 왔었다. 2019년을 한반도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출발선으로 삼고, 1945년 8월 15일 광복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45년까지 '한반도 평화, 경제 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3.1운동에 대해서는 "지난 겨울 우리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3.1운동으로 시작된 국민 주권의 역사를 되살려냈다.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써지기 시작했다"면서 3.1운동의 국민주권 정신이 2016년 촛불집회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혀준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세우고, 중국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복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3.1절 기념식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독립유공자와 사회각계 대표 등과 함께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5명의 독립유공자 후손과 동반 입장했다. 기념식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고 시민 참가자들과 함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독립문까지 3.1절 행진을 한 뒤, 만세 삼창을 한다.
[3.1절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3.1운동 아흔 아홉돌입니다.
3.1운동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에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의 벽돌 하나하나에는
고난과 죽음에 맞선 숭고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대한독립 만세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박제화된 기념식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기념식을 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일제 강점기동안 해마다 2천600여 명이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그 날까지
10만여 명 가까이 이곳에 수감되었습니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사상범으로 불린 독립운동가였습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남쪽의 제주도에서 북쪽의 함경도까지,
나이와 지역을 막론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실천했던 분들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 형제자매가
함께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들이 이곳 형무소 앞 골목에서
삯바느질과 막일을 해가며 자식과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습니다.
수감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모두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국민 여러분,
99년 전 오늘, 마을과 장터에 격문이 붙었습니다.
독립선언서가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서울과 평양 ‧ 진남포 ‧ 안주,
의주 ‧ 정주 ‧ 선천, 원산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만세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만세 운동은 순식간에 지방도시와 읍면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멀리 중국의 간도와 러시아의 연해주,
미국 필라델피아와 하와이 호놀룰루의 하늘에도
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해 3월 1일부터 5월 말까지
국내에서만 무려 1,542회의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당시 인구의 10분의 1을 넘는 2백2만여 명이
이에 참가했습니다.
3.1운동의 경험과 기억은 일제 강점기 내내
치열했던 항일 독립투쟁의 정신적 토대가 됐습니다.
3.1운동 이후, 수백 수천 명의 독립군이 매일같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대한국민회, 북로군정서, 대한독립군, 군무도독부,
서로군정서, 대한독립단, 광복군 총영을 구성하여,
일제 군경과 피어린 전투를 벌였습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열 사람이 일어섰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뒤를 이어
강우규, 박재혁, 최수봉, 김익상, 김상옥, 나석주, 이봉창,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의사들이 의열투쟁을 이어갔습니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상해의거가 그 정점이었습니다.
1937년 한 해 동안에만 국내에서,
무려 3천 600건의 크고 작은 무장 독립투쟁이 있었습니다.
1940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대한민국 최초의 정규 군대인 광복군을 창설했습니다.
모두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입니다.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한
열여덟 살 유관순 열사는
지하 독방에서 고문과 영양실조로 순국했습니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의 동풍신 열사는
함경북도 명천 만세시위에 참가했고
이곳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태극기를 그린 부산 일신여학교 학생들,
최초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
백범 김구 선생의 강직한 어머니 곽낙원 여사,
3.1운동 직후인 3월 9일 46세의 나이에 압록강을 건너
서로군정서에 가입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근우회 사건을 주도한 후 중국으로 망명하여
의열단 활동을 한 박차정 열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경을 6차례나 넘나든 정정화 의사,
우리에게는 3.1운동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세운
건국의 어머니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조들이 ‘최후의 일각’까지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뤄낸 결과입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독립선언서에 따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었습니다.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제이며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명백하게 새겨 넣었습니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되었습니다.
왕정과 식민지를 뛰어넘어
우리 선조들이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이
바로 3.1운동이었습니다.
3.1운동의 힘이 약해질 때,
주권자인 국민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독립운동은 애국지사들만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상인들은 철시운동을 벌였습니다.
나무꾼, 기생, 맹인, 광부들,
이름도 없이 살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누이들까지 앞장섰습니다.
국민주권과 자유와 평등, 평화를 향한 열망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계층, 지역, 성별,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 사람 한 사람 당당한 국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만든 것이
바로 3.1운동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우리에게 헌법 제1조뿐아니라
대한민국이란 국호와
태극기와 애국가라는 국가 상징을 물려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고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지난 겨울 우리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었습니다.
3.1운동으로 시작된 국민주권의 역사를 되살려냈습니다.
1천7백만 개의 촛불이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이 역사를 펼쳐보였습니다.
어둠을 밝혔던 하나하나의 빛은
국민 한 명 한 명이 대한민국의 주권자임을
또 다시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써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혀준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입니다.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입니다.
2020년 문을 열게 될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는
대한민국을 세운 수많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입니다.
3.1운동에 참가한 나무꾼도, 광부도, 기생들도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의 이름으로 새겨질 것입니다.
국내외 곳곳 아직 찾지 못한 독립운동의 유적들과
독립운동가들의 흔적도 계속 발굴할 것입니다.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맞춰 복원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에겐 3.1운동이라는 거대한 뿌리가 있습니다.
해방과 국민주권을 가져온 민족의 뿌리입니다.
우리에겐 독립운동과 함께 민주공화국을 세운
위대한 선조가 있고,
절대빈곤에서 벗어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건국 2세대와 3세대가 있습니다.
또한 이 시대에
함께 걸어갈 길을 밝혀준 수많은 촛불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낮출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힘으로 광복을 만들어낸, 자긍심 넘치는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들의 역량과 자신감으로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입니다.
우리 고유의 영토입니다.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습니다.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입니다.
일본은 인류 보편의 양심으로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일본이
고통을 가한 이웃나라들과 진정으로 화해하고
평화공존과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랍니다.
저는 일본에게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답게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3.1운동을 생생한 기억으로 살림으로써
한반도의 평화가 국민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합니다.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들께 이 목표를 함께 이뤄갈 것을 제안합니다.
빈부, 성별, 학벌, 지역의 격차와 차별에서
완전히 해방된 나라를 만들어냅시다.
김구 선생이 꿈꾼,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나아갑시다.
3.1운동이라는 이 거대한 뿌리는 결코 시들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이미
국민들 마음 구석구석에서 99년 전부터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 거대한 뿌리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튼튼하게 키워낼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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