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휘발유 가격, 신용카드 수수료 등 '서민 경제'와 직결된 사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공정위는 지난 7월 정무위원회가 SSM 실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지만 지금까지 착수조차 하지 않았다"며 "기초적인 조사도 하지 않았으면서 SSM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당히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과거 대형마트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할 때 공정위가 지역별로 독과점 기준을 정해 특정 점포를 매각하도록 명령한 적이 있다"며 "SSM 역시 지역 점포와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는 만큼 공정위는 같은 기준을 적용해 불공정 행위를 심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 의원은 또 "제빵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부 가맹업체가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밀가루 값이 내려도 빵 값을 내리지 않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공정위에 대책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대통령과 방통위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사이 공정위는 얼마나 강력한 '액션'을 취했나"고 질책하며 "최근에 기름 값이 떨어지는 것 역시 공정위가 뒤늦게 담합행위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뒤에야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 역시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이 2008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의 2.3배"라며 "지난 8월 기준으로 봐도 내수가격이 수출가격보다 휘발유가 리터당 75.96원, 경유가 106.58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로 지난해만 3071억 원의 폭리를 올린 반면 수수료 인하 경쟁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카드사끼리 담합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는 네트워크 이용비만 부담하지만 수수료율 차이는 0.3%포인트에 불과하다"며 공정위가 나서서 가맹점 수수료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공정위가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부당 운영과 유류할증료 책정 기준, 항공운임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공정위는 최근 경실련이 대한항공을 공정위에 고발하고 나서야 조사에 착수했을 뿐"이라며 "항공 마일리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예전에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 관대한 처리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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