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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장에 로켓 '쾅'...지금 이곳은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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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장에 로켓 '쾅'...지금 이곳은 '지옥'

시리아 정부군, 반군 지역 동(東)구타 무차별 폭격중

시리아 정부군이 21일(현지시간)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서 장례식장이나 의료시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며 주민들을 생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동구타 지역에서 죽음이 점차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장례를 치르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고 일어나면 매장해야 할 시신이 늘어있고,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에도 폭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타 인근 두마 지역 주민들은 최근 폭격으로 숨진 아이 등 희생자 7명을 위해 콘크리트 블록과 목재 판으로 임시 묘소를 만들어 애도하던 중 습격을 당했다.

갑자기 전투기가 나타나 조문객들에게 로켓탄을 떨어뜨려 그 자리에서 11명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순식간에 18명으로 늘었다.

폭격으로 세 아이를 잃은 아부 압델라만은 "무덤을 만들어 시신을 묻고 애도할 시간조차 없다"면서 "모두 재빨리 기도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장례식은 대부분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피해 밤에 치러지며, 방수포로 묏자리 인근을 덮어 몸을 숨긴 뒤 시신을 층층이 쌓아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사람들은 짧은 기도를 마친 뒤 각자 피난처로 황급히 돌아간다.

이 지역 주민 하이탐은 "원래는 (시신을 실은) 차를 따라 묘지까지 걸어가면서 더 길게 진행했는데 이제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서 "망자의 뒤를 따라 걷다가 공격에 노출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은 의료시설도 비켜가지 않았다.

인도주의 단체인 시리안아메리칸의학회(SAMS)는 지난 19일 이후 20개의 의료시설이 공격에 노출됐으며, 일부 병원에는 통폭탄까지 투하됐다고 밝혔다. 의료진 3명도 희생됐다.

이에 따라 4곳은 완전히 문을 닫았고 2곳은 잠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이번 폭격으로 상황이 더 악화했다.

폭격을 당한 병원 중 한 곳에서 일하는 애덤 아슬란은 미 CNN 방송에 "의사들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유통기한이 지난 약과 마취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열악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병원은 전기도 인근 지역에서 겨우 끌어다 쓰고 있으며, 물은 지하수나 우물에서 확보한다.

동구타 또 다른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 아마니 볼러는 "5년 이상 구타에 있었던 만큼 이러한 상황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심각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어느새 300명을 넘어섰다. 잔해 속에 갇힌 사람이 많아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대는 지금 이 시각에도 잿더미 속에서 피투성이가 된 아이, 어른과 시신을 찾아내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향후 수일, 수주 동안 동구타에서 전투로 인해 더 많은 고통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팀이 들어가 부상자를 도와야만 한다"고 접근 허용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과 적신월사 호송대가 지난 21일 구호물자를 가지고 동구타에 도착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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