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열리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일부 당권주자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소장파의 지지를 받는 남경필 의원, 친박계의 지지를 받는 유승민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2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온 나라가 썩었다'는 말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웠다"며 "왜냐하면 이 문제는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습니다, 죄송스럽습니다'라고 사과할 일이지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왜 썩었느냐'라고 남말하듯이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공무원 비리 문제에 대해 사과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보수의 생명은 도덕성인데 잘못된 인사, 또 많은 병역 미필자가 당과 정권의 최고 지도부에 들어갔던 문제, 또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전관예우 인사들을 계속 앉히는 것, 이런 것들이 비난의 대상이 됐던 것"이라고 현 정부의 인사 시스템 등을 비판했다.
남 의원은 또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진보보다도 잘 했어야 했는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그렇게 못했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경제, 도덕성, 포용성 면에서 한나라당이 부족했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계파 연대는 버리고 정책 노선 연대로 대결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정책은 '좌클릭', 안보는 '우클릭'을 내걸고 당권 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남 의원은 "유 의원도 아주 좋은 정책연대 대상 중에 하나다. 어제 처음 유승민 의원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책적인 방향을 밝혔는데, 토론에 나가면서 생각이 같고, 추진할 의지가 같다면 정책연대를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소장파의 지지를 끌어낸 후, 친박계 대의원이 가진 2표 중 유승민 의원 지지표를 제외한 나머지 표를 끌어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우여 원내대표를 탄생시켰던 소장파+친박계 연대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유승민 "이제 토목경제는 안된다. 고통받는 국민에 투자해야"
남 의원과 마찬가지로 유승민 의원 역시 이명박 정부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연일 비판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4대강 사업에 추가로 들어갈) 돈이 상당한 규모가 되고 이 돈을 토목경제가 아니라 고통 받는 국민한테 투자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무상급식 및 무상보육 확대 등 복지 정책을 들고 나온것과 관련해 "한나라당한테 중요한 것은 그게 (무상급식 등) 무슨 야당이 주장했냐, 아니냐, 이게 아니라 우리가 고통 받는 국민을 보고 그게 옳은 정책이냐 하는 것이고, 옳은 정책이면 야당이 주장했어도 열린 자세로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내가 내놓은 정책이) 박근혜 전 대표하고 똑같다, 이렇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큰 방향에서 박근혜 전 대표도 앞으로 이런 어려운 국민을 위한 정책들로 방향을 잡고 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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