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도 강원랜드처럼 카지노에서 패가망신한 뒤 한국에 귀국하지 못하고 ‘앵벌이’로 전락해 비참하게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마닐라에만 최소 수십 명 이상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민 김모(55)씨는 “마닐라에 사는 한국인 카지노 앵벌이는 필리핀 현지 타갈로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안다. 타갈로어를 알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앵벌이들은 비즈니스 영어 등 고급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이들 앵벌이는 처음 필리핀에 관광을 오거나 카지노에 게임하러 온 한국인에게 접근해 지갑을 분실했다거나 돈이 떨어져 1000 패소 2000패소를 달라고 구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앵벌이는 차라리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가장 나쁜 앵벌이는 친절하게 접근하면서 환심을 산 뒤 등을 치는 사기행각을 벌이거나 아예 강도처럼 돈을 강탈하기까지 한다. 좋은 투자처가 있다며 사기를 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난 한국인이 과잉 친절을 베푸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또 앵벌이 중에는 최소한 베팅할 돈과 기거할 곳이 있는 앵벌이는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부류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완전히 거지가 된 앵벌이들은 카지노 근처에는 오지도 못하고 시내에서 배회하며 구걸해 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카지노 업계에서 10여 년 경력을 다진 A씨는 “카지노 세계는 비정하고 무서운 곳이다. 돈이 있으면 사람들이 굽실거리고 잘 보이려 하지만 돈을 다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되면 언제 아는 사람이냐는 식으로 안면을 바꾼다.
카지노 도박자금을 만들기 위해 사기와 절도는 보통이고 살인과 강도도 쉽게 벌인다. 도박꾼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청부 폭력과 청부살인도 횡행한다. 카지노의 화려한 면만 보고 만만하게 생각하면 패가망신하고 만다. 특히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가 한국인이다.
상대를 속이고 돈을 빼앗는 것으로도 모자라 살인까지 저지르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과 짜고 한국인을 범죄인으로 둔갑시켜 돈을 빼앗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곳이 필리핀이다.”라고 조언한다.
한편 카지노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국제 범죄조직의 연관성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마카오를 중심으로 한 카지노에는 삼합회,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유럽의 카지노에도 마피아 등이 개입돼 있는 대표적인 국제 범죄조직으로 알려졌다.
‘경찰학사전’에 따르면 삼합회(三合會)는 주요 국제범죄조직으로 홍콩과 대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삼합회는 청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백련교를 그 시조로 하고 있으며, 삼합회라는 명칭은 홍방의 한 세력인 홍문회라는 비밀결사가 단체를 상징하는 삼각형의 깃발을 사용하였는데 홍콩에 거주하는 유럽인들이 이를 보고 삼합회라고 부른 데서 유래되었다.
마카오 삼합회는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1999년을 기점으로 삼합회 조직이 마카오에서 완전 붕괴된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마카오에서 지난해 9월 삼합회 조직의 전 두목의 활동재개 문제로 한바탕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지난해 9월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악명 높은 마카오 범죄조직의 전 두목이 가상화폐 사업에 개입한 의혹이 포착돼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당시 SCMP에 따르면 중국계 국제 범죄조직인 트라이어드(삼합회)의 전 두목 완 콕코이(尹國駒)가 마카오 드래곤 그룹과 태국 위 홀딩컴퍼니의 ‘화폐 상장(ICO)’ 사업 조인식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삼합회 전 두목 완 콕코이가 1998년 체포돼 재판을 받을 때 마카오 당국은 그를 수감하기 위해 특별한 감옥을 새로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콕코이가 체포되기 직전 지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로켓포, 기관총 등을 갖추고 캄보디아에 무기 공장까지 세운 그의 조직원들이 감옥을 습격해 그를 탈옥시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중국에 반환되기 전에 조직원이 무려 1만 명에 달하는 그의 조직 ‘14K파’는 소탕에 나선 경찰에 맞서 그 해에만 10여 차례의 폭탄테러를 감행했다. 폭탄테러는 경찰, 사법기관, 언론 등에 무차별적으로 감행될 정도로 조직의 위세는 대단했다.
1990년대까지 마카오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그는 별칭이 ‘부러진 이빨’로 불렸다. ‘부러진 이빨’은 그가 두목이었을 당시 교통사고로 앞니가 부러져 생긴 별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직범죄 구성, 돈세탁, 고리대금업, 전화도청 등의 죄목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체포 당시 마카오 경찰 수장의 차량을 폭파해 암살을 시도한 혐의까지 적용 받았다.
재판장이 15년 형을 선고하자 그는 갑자기 피고인석의 의자 위로 올라 법정 안 경찰들을 향해 “너희 모두는 더러운 내 돈 받아먹었잖아. 한 푼도 안 챙겼다는 말하지 마!”라고 외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었다.
홍콩 영화 ‘카지노’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그는 2012년 출소 당시에는 “나의 시대는 갔다. 마카오의 사회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다.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해 조직생활 청산을 시사했다.
그랬던 그가 중국에서 범죄자들의 돈세탁 창구로 이용되는 가상화폐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범죄 조직에 다시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으로 다시 주목받는 인물이 된 것이다.
이들은 홍콩에서 ICO를 통해 5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마카오 카지노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가상화폐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중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는 실물 없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를 말한다.
이들은 새로운 기업이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상장(IPO)처럼, 새로운 가상화폐를 시장에 내놓는 'ICO'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를 사기성이 짙은 투기 행각으로 보고 은행 등에 ICO를 위한 계좌 개설 중단에 이어 거래중지까지 불법으로 지시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완 콕코이가 출소 직후 ‘세계홍문협회’ 회장 등을 맡은 것이 당국으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고 협회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활동을 재개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홍콩 정부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던 그가 어떻게 홍콩에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완 콕코이가 활동을 재개한 이상 당국은 그를 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 기관과 교민사회에서는 마카오에서 삼합회의 조직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완 콕코이가 과거처럼 활동을 재개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카오 한인회 관계자는 “삼합회는 중국에 반환된 뒤 조직이 완전 해체된 상태”라며 “아무리 과거 삼합회 두목이었다 하더라도 조직재건은 불가능하고 활동영역이 무척 제한적이라 개인적인 사업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마카오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99년 마카오 반환으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중국 최고의 폭력조직으로 알려진 삼합회(三合會)소탕작전이었다.
돈이 몰리는 곳에 조직폭력배와 여자, 술이 몰리듯 마카오에는 예로부터 주먹(삼합회), 여자(매춘), 사채, 마약이 기승을 부렸다.
1999년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되기 전까지 마카오는 ‘삼합회’라는 막강한 중국인 조직폭력배가 마카오의 사채업과 정켓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파워를 자랑했다.
일본의 ‘야쿠자’, 러시아의 ‘마피아’, 이탈리아 ‘시칠리아 마피아’를 능가할 정도의 막강한 조직과 자금을 갖춘 삼합회는 홍콩과 마카오, 대만, 중국본토의 경찰들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삼합회의 명성은 홍콩에서 여러 편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일반에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마카오에 삼합회 조직원이 1만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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