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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기도한 직원...회사는 '당장 짐 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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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기도한 직원...회사는 '당장 짐 싸라'

명절 연휴기간에 퇴직서류 제출하라 통보...일방적 퇴직 통보에 '거리 나 앉을판'

논란이 일고 있는 퇴직권고 통지서. ⓒ이경민 기자


위험한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기도한 30대 인터넷 설치기사가 회사로부터 일방적 퇴직 통보를 받아 그 가족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놓였다.

특히 권고사직 과정에서도 회사는 설 명절 연휴기간에 퇴직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지만, 담당자는 연휴기간 동안 부재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전북권 T사 인터넷과 TV 설치 및 A/S업무를 12년째 도맡아온 하청업체 직원 A모(35)씨. 그는 주로 전신주에 매달리거나 아파트 지붕 꼭대기 한켠, 어두컴컴한 맨홀 지하 등 생명을 위협 받는 위험한 현장에서 홀로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가 회사를 위해 위험한 업무를 도맡아 수행해 오는 동안, 원청회사는 A씨가 소속된 하청업체와 계약을 4번이나 해지해 경력단절과 생활고까지 겪어야 했다.

특히 3년 전인 지난 2015년. A씨는 원청회사와 계약 해지로 인해 8개월 동안 길바닥에서 생활하다 복직했지만, 이 기간 동안 일정한 수입이 없어 생긴 극심한 생활고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원청회사는 지난해말 A씨 소속 하청업체와 또 계약을 해지한 뒤 새로운 하청업체와 다시 계약했으며, A씨는 새로운 하청업체와 다시 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하청업체와 근로 계약을 위해 노심초사하던 A씨는 고된 업무와 겹쳐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까지 앓아왔다.

결국 지난달 24일 A씨는 자신의 SNS에 밧줄 사진과 함께 "죄송합니다"라는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긴 뒤 자살을 기도했다.

당시 이 SNS를 본 직장 동료가 112에 신고했으며, 경찰의 빠른 대처로 인해 A씨는 목숨을 건졌다.

이후 A씨는 담당 정신과 의사의 '직무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은 후 우울한 기분과 불안 및 초조, 자살시도, 수면장애 등의 증상' 소견에 따라 8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어 담당 의사는 '현재 호전된 상태이고 직장 복귀도 가능한 상태이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업무 조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렸고 이에 따라 A씨는 회사로 복귀를 하려 했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A씨에게 정상적 업무 수행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해 '퇴직권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A씨에게 퇴직권고 통지문을 발송한 날짜와 방법.

이 하청업체는 설 명절 연휴 전날인 14일 오후 5시쯤 A씨에게 '퇴직권고 통지서를 받은 날로 부터 3일 이내에 퇴직제출서를 발송해달라'고 요청했으며, '3일 이내에 퇴직제출서를 발송하지 않았을 경우 이날(14일)자로 해고 처분할 것이다'고 통보했다.

설 명절을 앞둔 A씨가 퇴직제출서를 제출 할 수 있는 시간은 우체국 마감시간인 1시간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동료에 따르면 A씨 가족들은 설 명절 연휴기간 내내 울음바다로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하청업체는 부랴부랴 퇴직제출서 마감 날짜를 '2월20일'로 수정한 '퇴직권고 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시안>은 이 하청업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에 걸쳐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편 12년 동안 회사를 위해 생명을 담보로 일한 A씨에게 남은 것은 정신적 트라우마와 극심한 생활고여서, 원청회사가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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