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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승리? 민주당, 통합·연대에 대한 당론부터 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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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승리? 민주당, 통합·연대에 대한 당론부터 정해라"

민주 진보개혁모임 "통합 위한 원탁회의 구성하자" 제안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동거는 할 수 있지만 결혼까지는 좀 그렇다. 물론 동거하다 보면 결혼까지 나아갈 수도 있긴 하지만 당장 결혼하기는 어렵다."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결혼하자는 것이 아니다. 방이 5개 있는 한 집에서 모여 살자는 얘기다. 굳이 결혼 안 해도 되고 방도 따로 쓸 수 있다."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우리는 동거 정도가 아니라 이미 한 번 결혼 생활을 해 봤다. 그때 상처가 아직 너무 많다." (문태룡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야권대통합을 바라보는 관점은 이처럼 여전히 달랐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1년의 시간 동안 곳곳에서 수도 없이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음에도 서로 다른 입장 차이의 평행선은 아직 그대로인 듯 보였다.

1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진보개혁모임 주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필요성은 역설하면서도 통합이냐, 연대냐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두 번의 재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국민이 총선과 대선에서 1:1 구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이목희 전 의원)는 공감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진보개혁세력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하자"는 이목희 전 의원의 제안은 주목할만하다. 제안의 주체가 민주당 내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진보개혁모임'의 기획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진보개혁모임은 민주당 내의 486(40대, 80년대 학번, 6월 항쟁 세대), 김근태 전 의원 등 재야파, 친노 그룹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목희 "야4당, 원탁회의 구성해 10월 내로 논의 끝내야""

그간 민주당은 야권통합의 '대의와 명분'을 소리 높이면서도 2012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구체적인 당론을 정하지는 못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소수가 개인의 목소리로 '야권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제안한 바 있지만, 세력의 단일한 목소리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이목희 전 의원이 이날 발제자로 나와 "진보개혁정치세력의 통합에 동의하는 야4당과 시민단체를 주체로 하는 원탁회의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시작하고 10월 말 이전에 논의를 끝내자"고 제안했다.

이목희 전 의원은 "이 틀 안에서 시민사회가 제안한 정파등록제, 준교섭단체제도의 도입 운영을 비롯해 국민경선, 정파명부식 비례대표 선출 등 총선 후보 선출 방안, 초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정치 협상과 타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통합과 연대 모두 유효한 길이지만 현실적으로 총선에서 통합보다는 연대가 훨씬 어렵고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도 민주당 출신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연대보다는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이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과 비민주당 사이에 노선과 비전의 차이는 있으나 단일정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 사이의 차이는 진지하게 성찰하되 그 차이가 작은 것이라면 딛고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노회찬 "이견 없음만 확인한 채 6개월 흘러"

원탁회의 구성 제안에 토론자로 나온 각 정당 및 시민단체 대표들은 대개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노회찬 전 대표는 "원탁회의 제안은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표는 "내년 선거에서 연대를 해야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는 것만 확인한 채 6개월 이상 흘러가면서 같은 방향과 견해가 구체화되는 것은 손 놓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정당들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사실 내년 총선에서 과연 후보 단일화가 실현될지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총선 이후 8개월 만에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특수성이 오히려 단일화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노 전 대표는 "다만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라고 하면 모든 정당이 통합할 것인지 연대할 것인지 등의 문제부터 시작해야 하니 일단 '2012년 선거 승리를 위한 진보정치개혁 세력 원탁회의'로 명칭을 정하자"고 역제안했다.

그동안 선거를 위한 가설정당을 얘기했던 노 전 대표는 "선거연합 정당이 정치세력만을 위한 일회적 연합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연합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이 선거연합으로 당선된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임기 중 어떤 구체적인 일을 하겠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탁회의 제안, 민주당 전체의 의결 절차가 우선되어야"

민주당이 먼저 입장을 확실하게 정하라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는 "진보정당 사람들과 토론을 해 보면 민주당에서 일부가 통합을 말하긴 하지만 당 전체의 의견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진보개혁모임에서 원탁회의를 제안한 것은 민주당 내부에서 처음 큰 규모로 이뤄질 발걸음이라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성근 대표는 이어 "(이 제안에 대한) 민주당 전체의 의결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식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준비위원장도 "야권 내 다수파인 민주당은 우선 노선적 문제에 대해 분명히 하고 연합정치에 대한 당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테룡 국민참여당 최고위원은 참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진보통합정당 건설이 이 문제와 잘못 뒤섞이면 진보통합정당 건설 사업이 지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면서도 "민주당 내의 논의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으로 이뤄진다면 참여당의 원탁회의 참여도 개방적으로 임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문태룡 최고위원은 "민주당 전체가 과연 원탁회의 구성에 동의할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당초 이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던 장원섭 민주노동당 사무처장은 당내 사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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