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법대로의 국회'를 취임 초기부터 강조했지만 박 의장 스스로도 "흠집이 없지 않았다"고 인정한 것처럼 작년 연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간 폭력을 불사하는 극한 대결은 재연됐다.
박 의장은 9일 취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고 작년 연말 예산안 처리에 대해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법대로의 국회'라는 목표에 대해 100% 성공했다 보기는 어렵다. 흠집도 있었다"며 "흠집은 피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불가피한 최후의 결단이었다고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작년 연말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날치기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예산안 등 관련법안을 직권상정해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4당으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최후의 결단'은 직권상정이 불가피해다는 해명인 셈이다.
박 의장은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를 맞아 또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은 예산정국에 대해 "금년에는 아무런 흠없이 예산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며 "의장의 힘만으로는 안되고 여야 원내대표들이 도와줘야 하는데 이번에 여야 원내대표 두분이 다 훌륭한 분이 되셨다. 두분 다 서울 법대를 나왔는데 저도 그 학교를 나왔다. 셋 다 대학동문인데 법대로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한나라당은 황우여, 민주당은 김진표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박 의장은 "개인적으로는 국회가 예산 편성권을 가져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지금은 예산을 심의하고 깎을 수 있는 권한만 있어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실질적인 예산안 심사가 가능하도록 정부의 예산안 제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재는 정부가 10월에 예산안을 제출해 국정감사 기간을 빼면 사실상 예산안을 심사할 기간이 한달 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앞으로 남은 1년 동안의 임기 동안에는 '서민과 약자를 위한 대진출'에 국회가 앞장설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청소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화, 일반 계약직의 연구직화, 전문계약직의 일반직화,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 계약직 전환 등을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또 지난 1년간 업적으로 국회 내 주차 금지, G20 국회의장단 회의, 국회 의원동산 내 전통한옥 '사랑채' 건립 등을 언급했다. 국회 대변인실은 박 의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촌철활인>이라는 박 의장 '어록집'과 지난 1년간 활동상을 담은 <조용한 변화>를 발간, 배포했다.
이 책자를 통해 국회의장 비서실은 '기본을 지키는 국회'라는 취지로 국회 경내 집회ㆍ시위 근절대책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장 비서실은 "국회 운영위에서 본관 기단 앞(국회 본청 계단) 집회. 시위 금지를 위한 결의문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본관 기단 앞 집회.시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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