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가 앞으로 문재인 민주당 정권의 성공 여부와 함께 보수적자를 놓고 겨루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존폐까지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첫 번째 관심사는 김부겸 행자부장관의 대구시장 출마 여부다.
본인의 여러 차례 반복되는 불출마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대구시장 출마 카드는 살아있다.
그건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힘입어 보수 본거지인 대구의 단체장까지 민주당이 접수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에서의 출마 요구가 숙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김 장관 본인은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
김 장관이 내세우는 불출마 사유는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나 현재 선거 주무 장관으로서의 임무 등이다.
국회의원을 중도 사퇴하고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준 대구시민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구시장 출마는 대권을 노리는 김 장관으로서는 집권 세력 내에서의 차기 대권 후보군내 서열 다툼에서 밀려나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대구시장으로 당선됨으로써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긴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많은 단체장들이 대권 후보 반열에 올랐으나 서울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경험에서 그런 시각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김 장관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져보면 김 장관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더라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민주당이 대통령의 인기에 올라타고 대구시장까지 접수하려 한다면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역풍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
민주당과 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과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며 임대윤 전 동구청장도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관심사는 자유한국당의 대구시장 후보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 당의 명운이 걸려 있다.
특히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내어줄 수는 없다는 절박감이 강하다.
전국적인 당 지지율 열세를 홍준표 대표가 의식하지 않을 리 없고 위기 때문에라도 더욱 대구시장 사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홍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3일 대구를 방문하고 유명무실해진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위원장을 자임한 데서 그 분위기가 읽혀진다.
홍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 대구시장을 앞지르는 김 장관의 불출마 발언에도 연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공직자 사퇴시한인 3월 15일 이후에 대구시장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발표는 김 장관이란 상대를 의식하고 필적하는 카드를 내놓아야 하는 한국당의 현실을 실토한 것이다.
현재 한국당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재만 전 최고위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김재수 전 농림부장관이 당 공천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현재 어느 후보도 김 장관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이며 그렇다면 선수를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내부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당에서 고려하고 있는 대구시장 후보로 현역 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초선인 곽대훈 의원이 여론조사 등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는 아직 공식 의사 표시가 없지만 본인은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곽대훈 의원은 친화력이나 행정력 등에서 검증받은 3선의 달서구청장 출신으로 초선이지만 탄핵 정국과 예산국회에서 정치력도 일정부분 인정받았다.
그러나 구청장 중도 사퇴로 국회의원 공천에서도 패널티를 받았던 전력이 있고보면 중도사퇴는 그의 아킬레스건이다.
본인도 그런 물의를 일으켜가며 국회의원 공천을 받았는데 대구시장에 나선다면 초선 의원으로 임기의 반도 채우지 않고 또다시 중도사퇴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본인은 상황이 닥치면 피하지 않을 의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세 번째 관심사는 권영진 현 시장의 결심이다.
김 장관이 출마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에서 현재 출마예정자만으로 경선을 치른다면 권 시장이 후보를 거머쥘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지난 번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권 시장으로서는 김 장관이 출마하더라도 전혀 불리할 것이 없다며 오히려 김 장관의 출마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에서 선수교체를 결정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역 의원과 현역 시장의 공천 맞대결이 벌어지거나 현역시장을 배제한 전략 공천이 된다면 권 시장으로서는 심각히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현직의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권 시장으로서는 당의 결정을 불신임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말을 바꿔 탈 수도 있다는 결심을 할 수도 있다.
권 시장 주변에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대구에서 한국당과 보수 적통을 놓고 생존게임을 벌여야 하는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대표도 이번 선거를 당 회생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는 듯하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위협할 정도의 강력한 파워를 발휘할 후보를 찾고 있다.
그 색깔이 민주당보다는 자유한국당과 가까워 바른미래당과 권시장이 손을 맞잡게 되는 상황도 전혀 실현 불가능한 가정은 아니다.
이런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과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나 한국당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김재수 전 농림식품부 장관 등은 경주마의 시정마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민주당이나 한국당이 출마 예정자들에게 나름 역할을 맡기고 대우를 함으로써 반발과 표 분산을 일정부분 무산시킬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어쨌든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대구시장 선거판은 공천이 곧 당선이었던 지금까지의 구도와는 다른 3당 구도
로 가히 전국의 관심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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