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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정몽준 '북핵' 발언에 지도부 공개 언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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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정몽준 '북핵' 발언에 지도부 공개 언쟁

이경재 "귀를 의심해" VS 홍사덕 "사실은 사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정권의 나름대로 합리적 판단"이라고 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인 언쟁이 벌어졌다.

이경재 의원이 정면으로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이 의원은 7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 대표가 진짜 그런 말을 했을까 제 귀를 의심했다"며 "한나라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국민에게 혼선을 가져다 줄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말씀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 핵개발은 나름대로 인정할 점이 있다'고 발언한 것이 과거에 엄청난 문제가 됐다"며 "북한이 자기들 나름대로 생각한 것과 정 대표가 그렇게 이해해 준다는는 식으로 얘기해주는 것은 국민들이 상당히 다른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간접적으로 듣기로 정 대표가 북한에 쌀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것이 군사적으로 전용되더라도 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고 지적하며 "통계를 보면 북한에 지난 10년동안 거의 69억달러나 제공했다고 하는데, 과연 북한 핵무기 개발에 기여되지 않았을까 생각할 때 (정 대표의 발언은)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사덕 의원은 "정치를 하는 당 대표가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된다"며 "가령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확보해 남북간에 전력 불균형이 야기된 것은 사실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하면서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보수정당이 어떻게 거듭나고 건전해졌는지를 한나라당이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쌀을 보내는 것을 끝까지 주저하는 것은 옳은 태도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당의 대북정책을 더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말을 하다보니까 그런 표현이 나온 것인지 설명을 해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반면 "미묘한 대목도 있었지만 대표로서 그 정도 이야기는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정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도 나왔다.

정 대표는 "생존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그것을 믿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자기들 나름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발버둥을 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앞으로 단어를 가려가면서 발언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정 대표에 대한 '사상 검증' 논란은 전날 정 대표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북한의 핵 개발은 20년간 진행된 프로그램인 만큼 진보 정권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한데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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