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6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국방 조사본부가 청와대 홍보기획관 등에 대한 인사 재배치 동향과 국방위원의 지역구 출마 등 사석에서 나오는 대화들을 (장관에게) 보고하고 있다"며 "명백한 국방부의 사찰이고 정치군인의 행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지난 7월 10일과 8월 21일 국방장관에게 보고한 '지휘참고'라는 제목의 문서을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 국정감사 도중 질의에 답변하는 국방부 김태영 장관 ⓒ뉴시스 |
특히 이 문서의 8월 21일자 보고 내용에는 "국회의원이 적성에 맞지 않아 두 번 다시 안 한다지만, 나는 OO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반드시 재선하겠다"는 모 의원의 발언이 들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7월 10일자 문서에는 청와대 인사 동향 등과 함께 "7월 7일부로 청와대 내부 100일 감찰이 종료됐고 별도의 골프금지 지시가 없었음에도 청와대 내에서는 골프운동 관련 '눈치살피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문구, "대통령님 지인들이 공무원 한 명이 골프를 치면 3명이 밥도 먹고 돈도 써서 경제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 문구 등이 들어 있다.
이와 관련해 윤종성 국방조사본부장은 "(첩보) 수집은 사정기관인 우리의 당연한 임무이며, 수집된 내용은 언론, 요원 활동 등으로 취득하고 있다"고 일부 인정했다. 그는 "명확히 말하면 사찰이 아니다.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여러 곳에서 떠도는 것을 수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에 김 의원은 "대통령의 지인과 특정 국회의원들이 사석에서 한 말을 인용해 문건으로 만들어 장관에게 보고를 하는게 맞느냐. 군 관련 범죄 수사 등을 하는 국방 조사본부의 이같은 행태가 국방장관이 명하는 업무에 속해 있느냐"고 따지며 "'사찰' 뿐 아니라 인권침해 요소도 다분하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소속인 김학송 위원장도 "정치 사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동성 의원은 "직권 남용으로 인한 파면감이다"고 가세했고 김무성 의원은 윤 본부장의 해명을 들은 후 "그런 보고 자체가 단 한 건이라도 있으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개인의 숨소리까지 보고하는 행태가 자행되느냐"며 "사실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원에 대해 첩보내용을 적시한 것은 엄연한 정치 사찰"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 김태영 장관은 "(이같은 보고서 작성이) 임무를 수행하는데 크게 도움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관례적으로 있었다면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통제하겠다"며 진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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