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해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여러분을 그 특별한 빙상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을 주재하고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주관하는 첫 다자 외교 무대에 데뷔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환영사의 절반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한 소개로 채웠다. 남과 북,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 고위 대표단이 평창 올림픽을 위해서 한 자리에 모인 데 대해서는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남과 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다. 2.7그램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되었다"며 "오늘 이곳 평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내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이고,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선수들은 이미 생일 촛불을 밝혀주며 친구가 되었다.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작은 눈덩이를 손에 쥐었다. 지금 두 손 안의 작은 눈뭉치를 우리는 함께 굴리고 조심스럽게 굴려가야 한다.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눈뭉치는 점점 더 커져서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나는 우리의 미래 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정함'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겨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정함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한 경쟁을 통한 상대에 대한 존중, 공동체 정신, 자기절제의 미덕"에 대해 언급했다. 두 가지 사례를 들었다. 하나는 1988년 서울올림픽 요트 경기 당시 2위를 달리고 있던 캐나다의 로렌스 르뮤 선수가 메달을 포기하고 물에 빠진 싱가포르 선수들을 구했다는 사례였다. 또 하나는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서 이탈리아 봅슬레이팀의 주장 에우제니오 몬티가 경쟁팀의 고장난 썰매를 고치도록 도운 사례였다.
세계 주요 국빈들에게는 "나와 우리 국민은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몇 시간 뒤면 평창의 겨울이 눈부시게 깨어난다. 여러분 모두가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보게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평창 올림픽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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