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한 당내 4선 이상 중진들의 요구에 대해 자신이 "정치 대선배"라며 일축했다.
홍 대표는 9일 오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나는 1996년 입당해 그해 4.11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이래 국회의원 4선,도지사 재선을 포함해 6선을 했다"며 "지금 이 당에는 서청원 선배를 빼고는 나와 김무성 의원이 최고참 정치 선배다. 지금 중진이라고 하는 4선 의원들 중에는 내가 17대 총선 공천심사를 하면서 '정치 신인'으로 영입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정도로 나는 이 당의 정치 대선배"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당에 23년간 있으면서 당이 위기에 처할 때는 언제나 몸 사리지 않고 상대방과(의) 전쟁 선두에 서서 전투를 해왔고, 그로 인해 'DJ, 노무현 저격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들었다"며 "그 이유만으로도 나는 적어도 당원들로부터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어 "내가 중앙정치를 떠나 지난 4년 4개월 경남지사로 내려 가 있는 동안 한국 보수정당을 이렇게까지 망가지게 한 데 과연 누구의 책임이 큰가? 친박 정권 하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역할을 했느냐?"며 "별다른 역할 없이 선수(選數)만 채우지는 않았는지, 당을 위해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단 한 번이라도 되돌아 본 일이 있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대여 투쟁에는 보복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고, 안전한 당내 총질에만 아르바이트하듯 하는 것이 야당 정치라고 생각하느냐"고 중진들을 비난했다. 전날 "부패로 내사·수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喪家)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선거에서) 꼴찌하고도 의원들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반성하지도 않고 나서는 사람, 당이 어려운데도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니 빼는 사람" 등의 언사로 중진 의원들을 비난한 데 이어 추가타를 날린 것.
그는 전날에도 중진들의 연석회의 개최 요구에 대해 "당 대표실은 항상 열려 있다. 지난해 7월 대표가 된 이래 수 차례에 걸쳐 선수별, 상임위 별로 오·만찬을 통해 당내 의원들과 소통을 해 왔다"며 "그런데 오늘 느닷없이 두세 명이 주동이 되어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요구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다"고 했었다.
그는 "앞으로 공개 회의는 대여 투쟁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관해서 수행하고 나는 지방선거에만 주력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방선거때까지는 의결을 요하는 사안만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더구나 최고중진회의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이고 당 대표가 필요할 때 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한국당 중진의원 12명은 연명으로 성명서를 내어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실기와 실책으로 대한민국은 단 한발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위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조차 보수 적통 정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민심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연명에 동참한 중진 의원은 심재철·이주영·정갑윤(이상 5선), 강길부·나경원·신상진·유기준·정우택·정진석·주호영·한선교·홍문종 의원(이상 4선)이었다. 홍 대표가 언급한 '부패로 수사받는 사람', '원내대표 꼴찌한 사람', '상가 안 왔다고 비난하는 사람' 등은 이들 가운데 특정인들을 거명한 것이다.
연석회의 개최 요구가 꼭 구 친박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홍 대표가 당선 이후 구 친박 그룹에 대한 인적 청산을 주도한 과거 일이나 친박계 핵심으로 불렸던 정갑윤·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 등이 포함된 것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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