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그간 누차 밝혔듯,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끌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필요한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미국의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한미 공조가 북한을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 참가로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우리로서는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북한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지금 진행되는 남북 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이어지기 위한 다각적인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각적인 대화'를 언급함으로써 미국 측에 간접적으로 북미 대화를 촉구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지금 남북 대화에 나서는 모양새나 태도에 상당히 진지한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씀했다"면서도 "(북미 대화를 원한다는) 우리의 생각이나 우리가 판단하는 부분들을 미국이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대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하겠다고 발언함으로써 남북 화해 분위기에 어깃장을 놓았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북한이 영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북한 핵무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그날까지 미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한 펜스 부통령은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직후 "미국은 곧 역대 가장 강력하고 가장 공격적인 일련의 대북 제재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 역시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데 펜스 부통령과 의견을 일치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관련 기사 : 펜스-아베, 올림픽은 뒷전 남북 해빙에 찬물)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결의한 만큼, 이날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추가 대북 제재를 제안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필요성을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이 대화보다 대북 제재를 원한다는 신호를 주면서 평창 올림픽 기간에 북미 대화가 성사될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북한 또한 펜스 부통령이 '북한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하며 이날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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