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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용 "쌀 직불금 수령 합법" 주장에 한나라도 "치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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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용 "쌀 직불금 수령 합법" 주장에 한나라도 "치사하다"

[청문회] 당당한 후보자에 與 "곤혹"…野 "정치인 다 됐네"

쌀 직불금 제도를 만든 당사자이면서 제도를 악용해 부당하게 직불금을 수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 열렸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서규용 후보자의 쌀 직불금 부정 수급 의혹과 농지 매도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불법적으로 탈루했다는 의혹을 따져 물으며 도덕성 검증에 심혈을 기울였다.

서규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직불금을 받은 것은 합법적이고 정당했다"면서 당당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양도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표까지 만들어 들고 나와 정당성을 강변했다.

사과는 하지 않으면서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서 후보자의 태도에 한나라당 의원들로조차 "처신이 잘못된 것은 확실하게 인정해야지 '합법이었지만 신중하지 못했다'는 것은 치사하다"(강석호 한나라당 의원)고 비판했다.

서규용 "논농사, 예전과 달라"…'휴일만 투자해도 지을 수 있다?'

▲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 열렸다.ⓒ연합뉴스
서 후보자는 이날 쌀 직불금 수령 의혹에 대해 "받은 것은 정당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2006년에는 형님과 함께 농사를 지었지만 2007년과 2008년은 직접 농사를 지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2007년과 2008년 각각 35만9000원, 23만9000원의 쌀 직불금을 받은 것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서 후보자는 '당시 한국농어민신문사 사장 등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어떻게 농사를 직접 지었냐'는 질문에 대해 "휴무 때나 주말에 내려갔다"며 "못자리 설치, 물꼬 보기 등 부차적인 작업은 형이 대신 했고 주된 작업은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서 후보자는 "논농사의 개념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기계가 도입돼 편리하다"고 정당성을 굽히지 않았다.

한나라 의원조차 "석연치 않다", "앞뒤 안 맞아" 공격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이런 해명에 "석연치 않다"(정해걸 의원)고 지적했다. 특히 "정당하지만 신중치 못했다"는 서 후보자의 해명을 놓고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나중에 장관 후보자가 될 것이라고 그 당시에 생각했다면 쌀 직불금을 신청하지 않았어야한다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서 후보자의 앞뒤가 안 맞는 답변이나 회피성 답변은 여당 의원으로서도 곤혹스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도 "잘못된 부분은 깨끗하게 인정하고 양해를 구해야지 왜 자꾸 말싸움을 걸고 국민을 피곤하게 하냐"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더 집요했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은 "비만 와도 농민은 눈에 가서 물꼬를 보고 터진 곳은 없는지 밤을 새서 지킨다"며 "그 어렵고 고단한 일은 형에게 맡겨 놓고도 '주로 내가 농사를 지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따져 물었다.

류 의원은 "2008년 보건복지부 차관을 비롯해 100여 명의 고위 공직자가 물러나게 된 직불금 파동과 서 후보자의 행태는 너무 똑같다"며 "결국 직불금 제도를 만든 사람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양도세 탈루 의혹에는 "최종 결론 나오지 않았다"며 빠져 나가

양도세 탈루 의혹에도 서 후보자는 오락가락 답변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2007년 매도한 토지에 대해 양도 소득세 면제 신청을 해 놓고 아직 최종 결론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감면되었다"고 해명한 탓이다.

김성수 한나라당 의원은 "상속을 받고 2005년에는 형이 농사를 지어 쌀 직불금을 수령했으니 8년 연속 자경했다고 볼 수 없다"며 "양도세 감면 대상이 아닌데도 주무부처에서 29년이나 근무해놓고 양도세 감면 신청을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에 서 후보자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세무 당국에 물어보겠다"고만 답했다.

野 "선출직 10년 기웃거리더니 정치인 다 됐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서 후보자가 여러 차례 공직 선거에 나서려고 공천을 신청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고향에 내려가 집도 사고 왔다 갔다 하면서 농사를 지은 것은 공직은 차관까지 마치고 선출직을 해보겠다는 생각 때문 아니었냐"고 말했다.

강 의원은 "차관보 그만두고 장관 후보가 되기 전까지 정치적 포부를 가지고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하면서 국회의원, 군수 등을 해보려고 하다 보니 나쁘게 말하면 농사 짓는 시늉도 해 본 것 아니냐"며 "그 행위를 순수하게 농사 짓기 위해서 했다고 지나치게 과장하지 말라"고 몰아 세웠다.

서 후보자는 이런 질타에 "나는 나보다는 조직, 조직보다는 국가를 위해 일해 왔다"며 "(내년 4월 총선 출마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계속되는 서 후보자의 발뺌 답변에 강 의원은 "차관 그만두고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관료 출신이라기 보다는) 정치인 비슷하게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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