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상에선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라는 추도사로 지난 2009년 영결식장에서 추모객들의 눈물을 쏙 뺐던 한명숙 전 총리였지만 2년이 지난 후의 목소리엔 힘이 실려있었다.
▲ 22일 부산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모 콘서트 전경ⓒ프레시안(최형락) |
행사 실무를 책임진 정윤재 노무현재단 사무처장도 "참석자들 얼굴 표정들이 이전과 다르지 않냐"면서 "분위기를 밝게 가지고 가자가 결정했지만, 사실 '이제 좀 까부냐'는 식의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도 됐었다"고 토로했다. 정 사무처장은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분노를 넘어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얼굴 보면 자꾸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각난다는 사람들이 많더라'는 말에 정 사무처장은 "맞다. 그게 정답이다"고 대꾸했다.
▲ 2인극이나 다름없는 대화를 선보인 문성근, 명계남씨ⓒ프레시안(최형락) |
단짝인 영화배우 명계남 씨와 함께 무대에 오른 백만민란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는 "야5당이 단일정당을 꾸려 (한나라당에) 일 대 일로 맞서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생각이 다르지만 다섯 당이 그대로 하나의 당으로 들어와서 정파등록을 하면 된다"고 특유의 사자후를 토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지부장,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산시지부장, 송덕용 진보신당 부산시지부장, 고창권 국민참여당 부산시지부장은 함께 무대에 올라 '사랑으로'와 '부산갈매기'를 합창하며 연대를 다짐했다.
▲ 송기인 신부, 김정길 전 장관,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 등이 나란히 앉았다ⓒ프레시안(최형락) |
이날 객석 맨 앞줄 한 가운데는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내년 총선 부산 출마를 선언한 김정길 전 장관, 최근 광주전남과 부산경남의 '남부민주벨트' 구축을 제안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나란히 앉았다.
안치환 밴드가 좌중을 후끈 달아올린 후 무대에 오른 이해찬 전 총리는 "내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부활할 것"이라면서 "불법을 저지른 현 정부를 척결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을 부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 있는 문재인 이사장하고 우리가 후보 단일화를 위해 자신있게 약속드린다. 선택할 수 있게 해드리겠다"면서 "내년 총선에 승리하지 못하면 대선 근처에도 못 가본다. 19대에서 다수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그래서 청문회를 해야 한다. 사대강, 구제역, 부산저축은행 다 다뤄야 한다. 총선에서 이기고 청문회 하고 그 이후 대선에서 정권교체하는 것이 노무현을 부활시키는 것이다"고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이사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1주기는 슬픔과 분노였지만 2주기는 웃으면서 노무현이 꿈꾼 사람사는 세상을 다짐하기로 했다"면서 "노무현재단과 후원회에도 관심을 보내달라"고만 말했을 뿐 정치적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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