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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현장 인터뷰] 박성호 경남 교육감 후보, "교육 틀 내에서 어떤 조직이든 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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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즉석 현장 인터뷰] 박성호 경남 교육감 후보, "교육 틀 내에서 어떤 조직이든 협업한다"

"이념에 편향된 인사로 교사를 줄 세워선 안돼"

박성호의 교육관 "유아, 초등교육을 바로세우는 것이 교육개혁의 시작"
"기존 사립 어린이집 국공립 전환 필요"

"현재의 경남교육은 이념과 정치에 물들어 망가지고 무너진 참담한 현실을 보는듯 하다" 박성호 전 창원대학교 총장이 지난해 12월 6일 경남교육감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마산합포구 홍문동 소재 박사부손짜장 중국집에서 지역 노인 무료점심 대접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오는 박성호 경남교육감 후보를 만나 인터뷰를 요청하고 있다. ⓒ 프레시안 김종성 석동재
그는 또“최근 몇 년 간 교육현장 곳곳이 정치에 물들어,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의 각축장이 되어 학생들 교육은 방치되고, 제대로 된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실종돼 버렸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이는 교육현장에 진보니 보수니 하는 편가르기식 이념이 곳곳에 스며 들어 있다는 진단에서 나온 해석인 듯하다.

모든 국민은, 자라나는 학생들이 참다운 교육정책 하에서 올바른 정서를 함양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교육현장은 편 가르기 식 투쟁의 장이 된지 오래됐다.

박성호 전 총장은 이에 대해 “경남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자로서 경남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숙했다.

이어 "위기감을 느꼈다. 교육자치를 해나가야 하는데 경남교육이 더 뒤처지지 않을 까 걱정이 앞선다" 고 털어놨다.

▲오는 6.13 경남교육감 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한 박성호 전 창원대학교 총장. ⓒ 프레시안 김종성, 석동재
이에 <프레시안>은 그를 만나 자신의 교육관을 알아보고, 학교와 학부모, 학생 간의 상호 발전적인 방안은 무엇이며, 현재 경남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 보기로 했다.

2월 5일 신마산 박사부중국집에서 지역 노인을 위한 짜장면 점심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오는 박 전총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즉석 인터뷰를 요청했다.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이었으나 박 전 총장은 흔쾌히 응했다. 장소를 000로 옮긴 후 경남교육 현안과 관련된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

본 기자는 "저희 언론은 진보언론 매체로 알려져 있다. 바쁘신 일정도 뒤로하고 인터뷰에 응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 전 총장은 "대화중에라도 진보니 보수니 하는 단어는 쓰지 말아달라. 인공지능(AI)과 드론·로봇시대가 활짝 열린 이 시점에 언제까지 진보니 보수니 이념 타령을 할 것이냐?"고 잘라 말했다.

이는 지난 경남교육감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정치와 교육은 분리해야 한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다음은 박성호 전 총장과 경남교육에 대해 장시간 나눴던 대화 내용이다.

→교육감으로 출마하신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또 '경남 자치교육'이라고 하셨는데 자치교육의 방향은.....

◆국회 교육문화 상임위 활동을 통해 위에서부터 바꾸려 해 봤지만 국회의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또 과거적 방식이었다는 자성도 했다. 교육현장이 스스로 바뀌어야 교육이 제대로 설 수 있다.
이제 교육자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경남교육을 이끌 준비된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지금의 교육현실에 많은 비애를 느꼈다.
교육현장이 정치화되고, 이념을 놓고 편가르기식 투쟁의 장이 되어 버렸다.
이 와중에 아이들 교육은 방치되고, 제대로 된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실종돼 버렸다.
교육의 정치화 때문에 경남교육도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게 현실 아닌가 싶다.
지금은 교육자치, 교육독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치에 물든 교육현장을 이제 아이들과 교사에 돌려줘야 한다. 이것이 자치교육의 기본 방향이다.

→이념과 정치에 물들어 망가진 경남교육이라 하시며 교육이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이는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지난해 6월 일선 시·군 교육청과 학교 교장들께 보낸 '전교조와 체결한 단체협약 이행'을 요구하는 공문과 서한문 등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경남교육(경남교육청)이 특정이념과 단체를 위해 정책수행 및 활동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관련 전교조에 대한 생각은...

◆전교조든 교총이든 교육단체들은 본연의 설립목적들이 있고, 그런 기능에 충실하게 간다면 교육발전에 중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단체를 이념의 잣대로만 재단하고 도외시하거나 편중하는 데서 교육이 정치에 물들게 되고 교육단체가 아닌 이념단체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든 교사조직은 ‘교육발전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게 활동하는 한 동등하게 대우하는 게 옳다고 본다.
법외노조 문제는 정부와 전교조가 풀어야 할 문제이다. 그렇다고 실체가 있는 것을 없다고 부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어떤 조직이든 교육과 관련해 타당하고 옳은 주장은 수용할 것이고, 비현실적이고 이념에 물든 주장은 전교조가 아니라 다른 교사조직이라 하더라도 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 일선을 끌고 가는 교사와 교육행정 조직이 교육발전이라는 근본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을 수 있고 이견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교육발전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다.
구체적 복안보다는 교육이라는 틀 내에서라면 어떤 조직이든 협업할 의향을 갖고 있다.

→경남교육 목표 가운데 하나는 지역인재 육성이다. 하지만 김해시 고교 인재들이 타 시로 유출되는 경우가 심각하다.
김해시는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공교육에 예산을 증액하는 등 다양한 행정 지원을 하고 있으나 근본적이지 못한 것 같다. 이에 대해서 한 말씀.....

◆김해 지역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거창-거창고(25.8%), 남해-해성고(15.9%), 창녕-옥야고(12.1%)로 진학하고 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지난 해 6월 김해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인재유출을 막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된 것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강’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김해시 내의 학교 간 학력 편차가 크고, 우수한 인재들을 흡수할 선도학교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잘 알고 있다.
그런 문제들도 살펴봐야 하겠지만, 기본은 김해의 일반고에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공급해 기본을 다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지역의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편차가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결국 인재 유출의 핵심 원인이다.
교육감 당선 후 공교육 예산 증액이 실질적인 학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향상에 집중할 것이다.

▲박성호 경남교육감 후보가 본지 기자에게 교육감 출마 동기와 교육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프레시안 김종성, 석동재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달 22일 경남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운동부지도자 정규직(무기계약) 전환 결정보류'에 대해 박종훈 교육감을 비난하는 집회를 가졌다.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으로 전환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이날 민주노총 경남지역 수석부본부장은 학교운동부지도자, 초등스포츠강사, 영어회화전문강사 들은 상시지속적 업무자로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이 정상적인 세상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이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학교운동부지도자, 초등스포츠강사, 영어회화전문강사 들은 상시지속적 업무자로 당연히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대상임에 틀림없다.
이들은 시간외 근무수당 등등 공정한 대우를 못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는 정치적인 선상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다. 교육 목표가운데 하나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그 무엇보다 귀하고 최우선 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정규직 전환은 당연하다. 제가 교육감이 된다면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이나 정규직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

→경남지역내 농산어촌 학교마을도서관이 발표회나 전시회만 열리고 있어 그 역할에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농산어촌 학교마을도서관 운영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 빌게이츠도 어린시절 마을 도서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만큼 도서관의 필요성은 거론조차 할 이유가 없다.
농산어촌의 마을도서관은 지역주민과 아이들이 문화와 교양을 접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능을 할 수 있다.
정식 사서도 늘려야 하겠지만 지역 학부모 가운데 사서직 자격소지 하신 분들이 계신다. 지역주민 활용을 적극 지원하겠다.
또한, 지역 내 기업들이 농산어촌 마을도서관들 운영에 지원을 늘리도록 적극 협력을 구할 것이다.
합심해서 그런 노력을 기울인다면, 작지만 알차고 도서관 고유의 기능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교육을 줄이면 학원 등에서 근무하는 교사들 일자리 잃게 된다. 그에 따른 대안은? 또한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사교육을 줄이는 것은 어떤 집단의 이익 논리에도 앞서는 모든 학부모들의 요구이다. 사교육이 가정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물론 사교육 시장에서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던 분들의 문제도 가볍지는 않다. 사교육 시장의 교사들 중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
이런 분들은 지자체와 교육청의 좋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라든지 이런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다.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한 곳에서 펼친다면 그만큼 일선 학교 외에도 우수한 교육자들의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은 공교육 중심의 교육체계를 만들어 가는 근간이 된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예산이 수반된다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민간 가정어린이집의 지원을 확충하고 선택적 교육을 유도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오랜 교수생활만 해 왔다. 유아·초·중 ·고 교육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지적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대학에 몸담은 기간이 길어서 그런 말씀들을 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국회의원 시절 교문위 활동을 하면서 유아부터 고등교육까지 전체를 다뤄봤다.
교수로 재직했다고 해서 대학교육에만 관심을 기울인 것은 아니다.
교육 현실에 대해 고민하면서 오히려 유아, 초등교육을 바로세우는 것이 교육개혁의 시작이라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했다.
저는 오히려 제가 나무와 숲, 큰 그림,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이상의 내용이 박성호 경남교육감 출마 후보와 긴 시간 경남교육 전반에 관련한 인터뷰 내용이다.
대화의 마지막 부분 박성호 전 총장은 또 한번 강조하는 점이 있었다.

"아이들 교육이 이념과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교육감의 이념성향이 인사나 교육현장에 일방적인 방향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또 도지사가 누가 되든 도지사와 교육감이 이념 문제를 갖고 편을 맺거나 갈등을 빚어서도 안 된다. 진영을 넘어 도지사와 긴밀한 소통, 협력이 교육감에게는 필수적이다"고.

그러면서 "교육 생태계를 자치형으로 바꾸려면 산학연계는 물론이고 대학부터 유아 초중고를 잇는 큰 사다리, 큰 그림이 필요하다. 정치적인 고려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무너진 지방교육을 되살리고 경남 교육을 부활시키는 데 필요하다면 누구와도 소통하고 협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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