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2일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장인 조희진 검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까닭이 밝혀지고 있다. 임 검사는 과거 자신이 한 상관의 성폭력 사실을 조 검사장에게 폭로했으나, 그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조 검사장의 진상조사단장 임명은 사실상 검찰의 '셀프 조사'라는 게 사퇴 요구의 이유인 셈이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검찰의 성폭력 문제 해결 방안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4일 SBS에 따르면, 임 검사는 지난 2016년 의정부지검 근무 당시 한 상관의 성폭력 사실을 밝혔으나, 조희진 당시 의정부지검장은 "명예 훼손" "조직과 어울리지 못하니 나가라" "정신병원 치료를 받으라"고 자신에게 폭언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조 지검장의 폭언 증거를 남기기 위해 병가를 내고 병가 사유로 '검사장 권유'를 적어 부장검사 등 결재를 받아 상담 치료를 받았고, 관련 기록을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조 검사장과의 대화 내용을 비망록으로 남겨 보관했다.
임 검사는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성추행 진상조사단장에서 조 검사장이 내려오지 않으면, 다음 주 중 검찰 내부 게시판에 관련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에 관해 임 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사단장 교체 건의 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총장님의 결단을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단장은 "수사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서지현 검사 측도 진상조사단장 불신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검사 측 조순열 변호사는 "우려하는 바가 있겠으나, (임 검사가) 진실 규명을 한다고 하니 저희는 나름대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임 검사 개인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며 일단 서 검사 사건과는 일정부분 선을 긋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서 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조사단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조순열 변호사 등 법률대리인단 소속 변호사가 조사에 동행했다.
조사단은 서 검사로부터 2010년 10월 동료 검사의 상가에서 발생한 안태근 전 검사장(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의 성추행 의혹 등에 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청취하고, 지난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 검사가 의혹을 폭로한 후 일어난 2차 피해 상황에 관한 정보도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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