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경북도지사 후보군들의 경쟁이 조기과열되면서 단임약속 등의 꼼수와 박정희 향수 일으키기가 난무하고 있다.
한국당 소속으로 6.13지방선거에 나설 후보군들의 면면을 보면 이른바 '고스펙' 경쟁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3선의 이철우 의원과 김광림 의원은 각각 국회 정보위원장과 재경부차관을 지냈다.
재선의 박명재 의원은 행자부장관을 지냈고 남유진 구미시장과 김영석 영천시장도 다선 단체장 출신이다.
현역인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있다.
화려한 이력의 후보군들은 그러나 경쟁 초기부터 국회의원직 사퇴약속 철회, 책임 못 질 단임약속 등 공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꼼수를 드러내고 있다.
시작은 김광림 의원이다.
지사직을 단임만 하겠다고 공언한 그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년만 더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이 임기를 마치지 않고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회의원 임기와 단체장 임기가 겹치는 부분을 계산해 지사를 2년만 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운 김 의원의 계산법에 허탈해하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박명재 의원 역시 단임약속을 했지만 이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실제 이들 중 일부는 국회의원 초선 당선 당시에도 공공연하게 단임 약속을 한 바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철우 의원은 일찌감치 배수진을 쳤다.
국회의원직과 당 최고위원직, 지역당협위원장직을 동시에 내려놓는 '3포 전략'으로 경북도지사에 올인한다는 것이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결기'는 페이스북을 통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한 마디에 맥없이 무너졌다.
"(지방선거를 위해)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원들은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라"는 홍 대표의 지적을 받은지 하루만에 이철우 의원은 3포 대신에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노라고 입장을 바꿨다.
박정희 마케팅도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박정희그늘이 서서히 청산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김광림 의원은 지난달 21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보릿고개 배고픔을 해결해주셨고 산업화로 민주화 초석과 복지국가의 기틀을 잡아주셨다. 감사드린다"고 방명록에 썼고 이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공개했다.
김광림 의원은 "경북도민은 탄핵에 찬성한 사람을 도지사로 원하지 않는다"며 이철우 의원을 정면 겨냥, 헌법절차에 의한 탄핵자체를 부정하는 늬앙스를 주기도 했다.
김 의원이 구미를 찾은 날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원들과 100돌 기념사업을 논의했다.
남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을 '반신반인'이라고 신격화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는 선거용 명함에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넣고 '리틀 박정희 남유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같은 시기 이철우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을 기리며'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휘호를 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도지사 출마선언 이후 11번째 구미를 찾는데 박 전 대통령의 애국위민 정신을 이어받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강서구 안동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보수가 진정 혁신하려면 박정희를 버리고 북한없이 못사는 안보장사를 포기해야한다"며 "이미 단임약속을 저버린 정치인들이 다시 단임 운운하고, 시대착오적 박정희 마케팅에 치중하는 것은 경북도민의 정치 인식수준을 깔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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