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 사제폭탄 폭발 사건은 선물투자 실패에 좌절한 한 40대 남성이 주가폭락을 유발해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로 저지른 계획적 범죄로 15일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이번 사건의 주범 김모(43) 씨를 전날 붙잡아 조사한 결과 김 씨가 2010년 7월 출소 후 3억 원을 빌려 주식 선물거래에 투자했다가 실패, 심한 빚 독촉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씨는 지난 11일 선배로부터 5000만 원을 빌려 선물옵션에 투자하고서 옵션 만기일인 12일을 범행일로 잡았으며 "공공시설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나면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져 큰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에 앞서 지난달 인터넷에서 폭발물 제조업을 배웠고, 지난해 알게 된 공범 이모(36) 씨에게 폭죽 8통과 타이머, 배터리 등을 구입토록 했다.
폭발물 재료를 전해 받은 김씨는 지난 12일 오전 4시께 천호대교 밑 한강공원 주차장에 렌터카를 세우고 차량 안에서 재료를 조립, 폭발물 2개를 만들어 당일 오전 10시50분과 11시50분에 폭발하도록 설정했다.
이어 김 씨는 같은 날 오전 5시30분께 과거 교도소 복역 시절 동기로부터 소개받은 박모(51) 씨에게 폭발물 2개를 전해주고서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가방을 1개씩 넣어주면 3000만 원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동기는 반(反)사회적 이상성격자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거나 특정 정치적 목적을 띤 테러가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 범죄로 판단된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동기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범 김 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이 씨와 박 씨는 불구속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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