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씨에게 받아내야 할 140억 원을 다스가 포기한 것.
김경준-에리카김-다스-옵셔널벤처스, 이들의 상관관계는?
다스는 지난 2000년 BBK에 190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2003년 다스는 "김경준 씨가 35~40%의 수익률을 올려주겠다고 해 투자했지만, 김 씨는 이 돈을 미국과 제3국에 만들어놓은 유령회사로 빼돌려 140억 원을 횡령했다"며 '재산환수소송'을 냈었다. 이후 캘리포니아 재판부가 2007년 8월 1심에서 소송을 기각했으나 다스가 항소심을 제기해, 지난달 5일 소송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소송은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에리카 김 씨의 동생 김경준 씨는 지난해 11월 8일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이고, 그가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는 서면 의견서까지 미국 법원에 냈었다.
▲ 주식회사 다스 본사 ⓒ연합 |
이 상황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 있다. 에리카 김이 입국하기 불과 23일 전인 2월 2일 김경준, 에리카 김 씨는 664억 짜리 소송에서 진 일이 있다.
당시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옵셔널캐피털(옵셔널벤처스의 후신. 김경준 씨가 옵셔널벤처스 대표를 지내던 시절 다스와 BBK의 투자금이 들어간 이 회사의 돈 319억 원을 횡령해 현재 구속기소된 상태임) 주주들이 김경준 씨와 그의 부인, 누나 에리카 김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경준 씨는 원고(옵셔널캐피털) 측에 664억 원을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을 내렸다.
시간 순으로 보면 김경준 씨, 그리고 에리카 김 씨는 "이명박 대통령 증인 요청"까지 하면서 강수를 뒀던 지난해 11월 이후, 올 2월에 옵셔널캐피탈로부터 664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같은 달 에리카 김 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다스'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를 깨끗히 정리해줬다. 이후 다스가 소송을 취하해 140억 원의 부담을 덜게 됐고, 에리카 김 씨는 자신의 범죄 혐의까지 '세탁'을 했다. "김경준 미국 송환 빅딜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이같은 정황들은 '기획입국설'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다시 떠올릴수밖에 없게 한다.
민주당 "BBK 의혹 세탁? '미제 사건'으로 기억될 것"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에리카 김이 입국했을 당시부터 이명박 정부와 사전에 물밑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 예상과 어긋나지 않게 에리카 김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었고 검찰 또한 불기소 처분으로 이에 화답했다. 그리고 오늘 밝혀진 다스의 소송취하로 BBK사건의 모든 의혹은 세탁이 완료되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 그 누구도 이 사건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수많은 말 바꾸기로 점철된 '미제사건'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BBK가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현명한 국민의 판결은 결코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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