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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 2012년 정권교체로 현실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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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 2012년 정권교체로 현실될까?

서거 2주기 심포지엄…야권연대와 통합, 같지만 다른 꿈

떠난 이는 말이 없다. 남겨진 이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떠난 이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 목소리들은 때로 한 지점에서 만났지만, 때로 엇갈리고 부딪쳤다. "자기 위치에서 자기 몫을 다하면 결국 종착역에서 만난다"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믿음'은 현실이 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11일 열린 학술 심포지엄 '노무현의 꿈, 그리고 현재적 의미'는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른바 100분 토론 형식으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사람들의 명찰은 다양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에 대한 해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방법론에서 참석자들은 소속에 따라 상이한 의견을 내놓았다.

참여정부 비판했던 권영길조차 "노무현의 삶, 야권연대로 올바르게 계승할 것"

노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그리고 그를 위해 무엇보다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이 야권의 '통합 혹은 연대'라는 공감대는 있었다.

심지어 참여정부 시절 가장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많이 비판했던 이른바 진보정당 정치인들도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연대를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과 죽음을 올바르게 계승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은 그 길로 나아가고자 연대하고 있으며 이 연대의 틀이 더욱더 강고하게 되기를, 질적으로 충만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오늘 야권연대를 만드는 하나의 동력이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야권연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가치 연대, 정책 연대"라며 "그 길을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닦아 주었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집필한 <진보의 미래>라는 책에 담겨 있는 재임 시절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이 진보진영과의 잔인했던 갈등의 상처를 아물게 했음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추모 학술심포지엄이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연합뉴스

노회찬 "이명박 정부의 등장, 노무현과 참여정부만의 책임 아니다"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노 전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역대 한국 정권 가운데 가장 훌륭한 정부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남긴 글을 보면서 우리가 문제 삼았던 대목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고민과 문제의식을 노 전 대통령이 갖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라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표는 이어 "1987년 개헌 이후 5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조금씩 더 나은 정부가 들어섰지만 노무현 정부 이후에는 해방 이래 최악의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면서도 "그것이 대통령 한 사람, 혹은 참여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라 범민주개혁진보세력 전체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명령, 100만 민란'의 문성근 대표는 "한나라당과 조·중·동 신문, 일부 재벌의 동맹세력이 총 공세를 펼쳐 민주진보진영이 대단히 곤란할 때 노 전 대통령은 투신을 통해 이 포위망을 뚫고 우리에게 길을 열어주었다"며 "살아남은 자들의 의무는 잘못한 일에 대한 반성을 가지고 개선을 통해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성과 실천의 과제로 그는 두 가지를 얘기했다. 하나는 정책, 또 하나는 정당 구조 개편이다. 그리고 문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야권 단일정당'은 두 번째 실천의 일환이다.

박지원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편향된 주장"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주의를 말살시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이념적 정체성은 인정하면서, 일치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며 "통합이 가장 좋지만 어렵다면, 연합을 통해 일대일 구도를 만들면 집권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연대가 절실하다는 데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지만 정책적 평가의 세밀한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었다.

권영길 원내대표와 노회찬 전 대표가 참여정부를 연대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게 된 데는 비정규직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노 전 대통령 생전의 반성과 성찰이 전제돼 있다. 그러나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금도 노무현, 김대중 정부가 신자유주의라고 비판한다면 그건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의 지극히 편향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시대적 특수성이 있었다는 반론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에서의 한미 FTA 1차 협상은 비교적 성공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재협상 결과로 국민 건강권을 (정부가) 어떤 의미에서 포기하는 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것을 송두리째 (비판)하면 과연 집권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런 주장에 권영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왜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털어놓은 고민을 이어받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노회찬 전 대표도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성찰하고 권유했던 것을 계승해야 한다"며 "그보다 더 후퇴한 지점에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표는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할 곳은 노무현이 가다가 멈춘 곳"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내년의 집권" vs. "집권만 한다고 되나?"

통합과 연대를 위한 방법론에서도 이견은 뚜렷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계속 집권하게 만들어보자는 노 전 대표의 말에도 공감하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언젠가의 집권이 아니라 당장 내년의 집권"이라며 "큰 담론만 가지고는 (집권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가 크게, 멀리, 망원경처럼 볼 필요도 있지만 섬세하고 자세하게 현미경처럼 볼 수도 있다"며 "지금은 서생적 문제의식도 중요하나 현실적인 상인감각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성근 100만 민란 대표는 틈날 때마다 야권 단일정당이 필요한 이유와 정파등록제 등 구체적인 소수정당 보호책을 설명했지만, 진보정당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선(先)진보통합 후(後)야권연대"(권영길 원내대표)로 단일정당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도 "민주당 중심의 패권적 연대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4.27 재보궐 선거 김해을 패배를 거론하며 "토너먼트 식의 승패를 분명히 나누는 경선 방식은 1+1이 2가 되는 것이 아니라 1 또는 0.9밖에 되지 않는 결과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최태욱 한림대 교수도 "통합은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 교수는 "다소 답답해 보여도 정도는 통합이 아니라 연대 연합"이라고 덧붙였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나왔다. 노회찬 전 대표는 "당장 급하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권교체를 해야한다고 생각도 하지만 그것만 해 놓으면 되냐는 문제의식을 지금부터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막연하게 연대의 원칙과 당위성만을 말할 때는 지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 전 대표는 비례대표제 확대 등 선거제도의 개편을 얘기했다.

최 교수도 "연합정치의 과실을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도록, 비례대표제를 강화하는 등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2주기…"추모 넘어 희망 말하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노무현재단은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열린 학술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노 대통령의 서거 당일인 23일까지 서울과 봉하마을 등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12일부터 23일까지는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추모 전시회 '바보 노무현을 만나다'가 개최된다. 이 전시회에는 미공개 사진 20여 점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공개된다. 그 밖에도 노 대통령이 출마했던 1988년 13대 총선부터 2002년 대선까지 공보물과 각종 영상도 다시 볼 수 있다.

14일에는 봉하마을에서 '대통령의 길' 2코스 개장식이 열린다. 추모의 집부터 화포천까지는 잇는 '2코스'는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내려간 노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한 일이었던 화포천 청소를 기억하는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연애 시절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1일 서울과 봉하마을에서 각각 열리는 추모 문화제와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다. 특히 토크쇼 '김제동의 노하우(knowhow)'는 김제동 씨의 자발적인 무료 봉사로 진행된다.

추모행사의 마지막은 대통령 서거 당일인 23일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리는 공식 추도식이다. 그에 앞서 인천, 경기, 광주 등 각 지역별로 구성된 '추모위원회'가 자체 기획한 추모 문화제들도 23일까지 잇따라 계획돼 있다.

노무현재단의 안영배 사무처장은 "1주기 추도식이 애도와 추모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2주기 추모행사는 슬픔을 넘어선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며 "전시회와 책 나눔 행사, 어린이 사생대회 등을 계획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행사와 별도로 노무현재단은 서거 2주기를 맞아 추모 애플리케이션 '사람사는 세상'을 출시하기도 했다. 글루소프트 직원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이 추모앱은 33컷의 풍경, 영상갤러리, 사이버 포토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이 추모앱을 통해 사이버 헌화, 추모글 쓰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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