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참석한 이후 3년 연속 참석하지 않는 셈이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11일 올해 5.18 31주년 기념식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고 대신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5.18관련 단체 등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15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국가보훈처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재창을 식순에서 배제해 유족 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2008년 촛불 정국 당시 광화문에 모인 시위대가 가장 즐겨 재창했던 노래여서 '촛불 노이로제'에 걸린 정권이 이 노래를 꺼려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까지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비판한 적이 있다. 6.2지방선거 후폭풍에 시달리며 '쇄신' 운동을 주도하고 있던 김 의원은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6.2지방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부르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 24주년 행사에서부터 공식 기념 식순에 배치, 재창돼 왔었다. 이 노래는 5.18 이듬해에 광주 시민군 지도부인 윤상원 열사와 들불야학의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보훈처는 올해 '임을 위한 행진곡' 재창 여부를 아직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의 '베를린 제안'?…여우에게 호리병 내놓은 격"
이 대통령이 전날 독일에서 한독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견이 국제사회와 합의가 된다면 저는 내년 3월 26일, 27일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제안을 드리고 싶다"고 이른바 '베를린 제안'을 한데 대해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후 "북한이 사과를 하는 문제는 6자회담이나 남북회담 여러가지에서 기본이다. 그게 진정성을 확인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경한 대북 정책 기조를 재강조했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 대해 우리는 먼저 기대를 가졌으나 역시 변한 것은 없다"며 "대북강경정책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역베를린 선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 통일부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은) 두루미가 여우에게 호리병을 내놓고 여우가 두루미에게 접시를 내놓는 잔치"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한다는 얘기가 딱 이 경우"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이명박 대통령이 베를린 출장을 가셔서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고 새롭지도 않고 진정성도 없는 제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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