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도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검사의 '용기 있는 성폭력 피해 드러내기'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 내 성범죄 특별수사팀 구성, 성역 없는 수사, 2차 가해로부터의 피해자 보호 등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남인순, 박경미, 송옥주, 유승희, 유은혜, 이재정, 정춘숙, 진선미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가해자는 바로 얼마 전까지 법조계 요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피해자인 서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조차 남성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 취급을 받으며 8년간 부당한 감사와 인사 조치를 당해야 했다. 성폭력 피해 여성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앞에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서 검사조차 예외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검찰이 성 범죄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이라는 점으로, 검찰의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검찰은 이번 사건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조용범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서지현 검사의 '미투(#metoo)'에 국민의당은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바른정당 황유정 대변인도 "서지현 검사의 폭로는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을 대한민국으로 연착륙시켰다"며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미투 운동'이란 미국에서 시작해 세계로 퍼진 성폭력 피해 말하기 운동을 뜻한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의 용기, 더 많은 숨은 피해자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며 "어떤 조직이든 자유롭지 못하다. 권력으로 약자를 유린한 범죄, 부끄러운 것은 가해자. 당당해야 할 사람은 피해자. #metoo(미투) 동참하시는 분들을 응원한다"고 적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 성추행을 은폐한 검찰 고위 간부로 지목된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의당 여성위원회(위원장 박인숙)는 "안태근 전 검사는 대표적인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되었던 인물로, 우 전 민정수석과 1000여 차례나 통화한 기록이 밝혀지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한 안 전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앞장서 은폐했다는 사실도 공개되며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태근 전 검사를 겨냥해 "검사 성추행 그 검사를 늘 끼고 살던 법무부장관. 내가 법사위원장 하던 시절 왜 당시 장관은 그 검사를 주요 요직에 계속 발령 냈는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적었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았다고 밝힌 서 검사는 "(자신에 대한) 인사 발령의 배후에 안 검사가 있다는 것을,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장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안태근 전 검사는 "오래 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해 2차 공분을 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처벌을 청원하는 글이 60여 개 올라온 상태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서지현 검사의 폭로와 관련한 공식 논평을 단 하나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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