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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에 태백시 민원담당 공무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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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에 태백시 민원담당 공무원 ‘골머리’

민선이후 급증, 대책 없어 ‘한숨만’

강원 태백시 공무원들이 악성민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태백시에 따르면 최근 기초생활수급권자에서 탈락하거나 행정처리에 불만을 가진 민원인이 해당부서에 찾아와 담당공무원에게 따지는 과정에서 고성과 폭언은 물론 상급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관련 공무원들이 애를 먹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민원인들은 민원처리가 마움에 들지 않는다며 시장이나 부시장을 찾아가는 것은 예사이고 시의원이나 감사실, 심지어 중앙부처에 항의하는 바람에 업무처리에도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


▲민원담당 공무원의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시청을 찾아와 고성과 폭언은 물론 단체장을 찾아가 항의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 ⓒ프레시안

폐광에 따른 이직과 가정파탄 등으로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많은 탓에 기초생활수급과 관련된 민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가사다리차의 세금 부과문제로 태백시를 방문한 민원인 A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규정과 다르게 처리해 손해를 보고 있다며 담당 공무원에게 다짜고짜 큰 소리로 항의하는 소동을 펼쳤다.

분이 풀리지 못한 이 민원인은 출장을 나간 시장 대신 부시장을 찾아가 항의한데 이어 감사실에 가서 비슷한 말을 전하고 의회를 찾아가 K의원에게 다시 자신이 부당한 행정처분이라며 해결을 당부했다.

이것도 모자란 민원인은 다른 시의원 두 명에게도 전화로 태백시가 행정처리를 부당하게 해서 세금을 더 납부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해당 공무원에게 해명을 촉구하면서 이 공무원은 하루 내내 민원에 시달렸다.

특히 생활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는 민원부서는 수시로 악성민원에 시달리면서 거의 매일처럼 민원인에게 시달리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외에도 정선지역에도 여러 세대의 주택을 갖고 있는 민원인 B씨는 귀농인이라는 명분을 대며 기초수급권자로 해 주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담당 공무원에게 막무가내로 따졌다.

또 60대의 한 주민은 장애인 수당 외에 기초수급권자가 받아야 할 수당도 추가로 달라며 민원실에 찾아와 수 시간 이상 소란을 피우고 여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바람에 직원들이 애를 태워야 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민원을 처리하는데 일부 민원인은 자신이 억울하게 탈락되거나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소란을 피우거나 시장실 및 의회를 찾아가 무조건 공무원이 잘못했다는 식으로 민원을 제기한다”며 “민선시대를 맞아 고질민원이 오히려 급증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이제는 악질 민원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공무원이 소신껏 근무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하고 무조건 소리를 지르면 다 된다는 식의 억지가 통하지 않는 제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 간부공무원은 “악성민원에 대해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풍토도 문제지만 공무원노조도 이런 문제에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며 “시장실에 찾아가서 민원을 제기하면 해결된다는 인식부터 개선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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