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 계기로 오는 2월 4일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남북 합동 문화공연 행사를 29일 밤 돌연 취소했다.
통일부는 "북한은 오늘 밤 10시 10분경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2월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남북 합동 문화 공연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은 통지문에서 우리 측 언론들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하여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오는 2월 8일 군 창건 기념일을 맞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열병식이 군사적 도발이라는 남측 언론의 비판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 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 17일 남북 고위급 실무회담에서 합의됐던 평창올림픽 계기 행사 중 하나인 금강산 합동 문화 공연을 취소하면서, 이날 함께 합의했던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 훈련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마식령 스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치적이라는 점, 훈련 시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훈련 취소까지 통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 열병식 비판에 대응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의 치적을 선전할 수 있는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공동 훈련 취소보다는 금강산 행사 취소가 부담이 적다는 측면도 고려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남한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공동 훈련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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