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참패 이후 곧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5월 개각 발표가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주 초반에서 6일 오후까지 미뤄진 개각 발표 시점이 이날 밤 7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청문회 공포증'. 이번에 발탁된 인사 중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는 인사가 생길 경우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에 또 한번의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산, 병역 등 도덕성과 연루된 문제 뿐 아니라 지역안배도 고심거리다.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굵직한 국책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은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만 챙긴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물가 급등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 경제를 잘 단도리할 경제부처장에 대한 인선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현재 통일부 장관에 류우익 주중국 대사, 법무부 장관에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국토해양부 장관에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장관으로는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등이 거명돼 왔으나, 여성 전문가를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는 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 문제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는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허경욱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조선>마저 "민심 불지를 개각이라면 하지 마라"
이중 이명박 정부 첫 대통령실장 출신인 류우익 주중국대사와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가는 것으로 놓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도 6일 사설을 통해 "민심 불지를 개각이라면 차라리 않는 게 낫다"며 '회전문 인사'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과거 정권들은 임기 후반의 레임덕 현상을 막으려면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나머지 오로지 충성심을 보고 인선하곤 했다. 그 결과 대통령 측근들을 이 자리 저 자리에 돌려쓰거나 대통령과 같은 학교를 나왔는지 같은 동네 사람인지부터 살피는 일이 많았다"며 "그런 사람들일수록 자기들끼리만 소통하면서 정권 내부 또 국민과의 사이에 두터운 불통(不通)의 벽을 쳐 민심에 거꾸로 불을 질렀다. 이런 사람들이 이번 개각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우익 주중대사, 권재진 수석 등을 겨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지역 안배 문제에 있어서도 권재진 수석과 국토부 장관으로 유력한 최재덕 전 사장은 둘다 대구 출신이다. 류우익 대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한때 물의를 빚었던 상촌회(상주촌놈) 핵심 멤버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회전문 인사'를 삐고는 의미로 이번 개각이 기존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맥)에서 '서인영'(서울대·인수위·영남 인맥)으로 바뀌는 데 그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류우익 대사, 권재진 수석, 최재덕 전 사장이 서울대 출신이다. 류우익 대사, 최재덕 전 사장,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멤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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