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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의미, 문재인 정부 성공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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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지방선거 의미, 문재인 정부 성공시키는 것"

[인터뷰] 전해철 "갈등 유발하는 이재명, 당에 와서 역할 하라"

언론이 '3철'에 조명을 맞춘다. 해외를 떠도는 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북콘서트 차 일시 귀국했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주변의 숱한 권유에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마지막 한 사람. 전해철 의원은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굳혔다. "지방선거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서."

자타공인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전 의원은 "3철은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항변하면서도 "노 대통령을 모시고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권교체를 이룬 데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친문이요' 하는 것과 10년 이상 모시고 함께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도 했다.

정권 초반, 측근들의 자중자애가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있다. 그의 견해는 좀 다르다. 양 전 비서관에 대해선 "권한 남용이나 왜곡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자리를 피하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고, "내 경우는 선출직 의원으로서 일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자신의 강점으로 "경기도 정책은 중앙정부, 청와대와 조율해서 되는 것인데, 문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나만큼 정책 실천 능력이 있는 후보가 있겠나"고 했다.

당내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과 인지도가 월등하다. 그는 "이 시장이 장점이 있는 정치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갈등을 유발하고 있지 않나"고 견제했다.

그는 "반대가 있다면 다른 틀로 미세조정하거나 설득하는 게 필요한 것이지, 자기가 이런 걸 주장한다고 해서 갈등만 양산하면 시민과 도민들 피해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이 추진하는 정책 방향이 옳더라도, 행정 스타일이 갈등 해소라는 정치의 기본에 어긋났다는 비판이다.

이어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정만 생각하고 8년 정도를 해야 한다"며 "다른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도정에 임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역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이 시장을 겨냥한 말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그다. 노무현 정부 이후 수포로 돌아간 권력기관 개혁은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쁜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적폐청산은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책임을 지우는 과정"이라며 "그 이후에는 제도적 개선을 해야만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유용 및 다스(DAS)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단호했다.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정치적 보복행위라고 주장하는데 구체적 사안을 가지고 그렇게 말해야 한다"면서 "드러난 의혹이 구체적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아야할 상황"이라고 했다.

다음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전해철 의원 인터뷰 전문.

▲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문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내가 출마했겠나"

프레시안 :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이유는? 또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선거가 갖는 의미를 뭐라고 보나.

전해철 : 이번 지방선거가 상당히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와 국정과제를 실천하려면 국민적 지지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 지지와 뜻을 확인하는 선거인만큼 이번 지방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의 길을 갈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분권이다. 분권은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도 있겠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분권도 필요하다. 그래야 균형발전이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요한데,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큰 경기도에서 이기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가 잘 실현될 수 없다.

그걸 왜 굳이 내가 하겠다는 거냐? 그동안 경기도에는 경기도만의 정책이 없었다. 경기도지사들이 도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감 있는 정책을 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지사를 했던 분들은 지사직을 다른 정치를 위한 디딤돌이나 지렛대로 삼았지, 도정에 충실하지 않았다. 나는 도정을 제대로 해 보려고 한다. 당 최고위원과 경기도당위원장을 하면서 경기도를 위한 정책안을 살펴봤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기도 8대 공약을 내가 만들었다. 선거 승리와 정책 실천을 위해선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

프레시안 : 당에선 현역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가 불편한 기색인데.

전해철 : 국회의 몫이 있고 제1당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런 얘기라면 겸허히 듣고 당의 지방선거 전략에 같이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역의원의 사퇴 시한은 5월 13일이고 그 이전에 당내 경선을 하게 돼 있다. 경선 전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지방단체장도 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그 분들이 당으로 와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선후보에 도전했던 분들이 계속 밖에 나가있는 것보다는 당에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도 중요하지만 당 중심의 정책을 구현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역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자치단체장들이 당에 와서 기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 출마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오간 얘기를 소개한다면?

전해철 : 대통령에게 내 거취를 다 여쭙는 건 적절치 않다. 지난 연말에 뵙고 말씀을 드렸다. 모든 걸 전할 수는 없지만, 문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내가 출마했겠나. 완곡하게 말할 수밖에 없으니 이정도만.

프레시안 : 경기도에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라고 보나?

▲ 전해철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전해철 : 자치와 분권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분권도 중요하지만 도내에서도 분권이 실천될 필요가 있다. 조직과 예산 등 경기도가 가진 많은 권한을 30여개 시군에 내려 보낼 수 있다. 교통이나 인프라 건설 등은 도에서 계획을 짜고 해야 하지만 복지와 교육 등 일선에서 하는 사업은 시군에서 잘 할 수 있다.

지역이 넓고 인구가 많은 경기도 특성상, 각 지역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 경기 북부는 규제가 많다. 군사보호구역이나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곳이 많다. 평화특구를 만들거나 공유지 규제 완화 등으로 규제를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동부도 8개 자치단체가 상수원보호로 제한되어 있다. 이를 다변화해 이전은 하되 더 효율적인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 ICT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서부는 4차 산업혁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는 교통정책이 중요하다.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인구가 200만 명이다. 교통정책은 경기도만으로는 안 되고 수도권 전체가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수도권 광역 교통청 설립이 필요하다. 또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해서 근로조건이나 노선조정 같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프레시안 :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 때마다 수도권 규제완화가 화두였다.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

전해철 : 지역이 각 지역마다 여건과 처지가 다르다. 경기북부는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다만 수도권의 모든 규제를 다 풀면 국토균형발전의 큰 원칙이 훼손된다. 지역에 맞는 규제를 해결하면 국토균형발전과 조화되면서도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프레시안 : 남경필 도지사의 도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해철 : 경기도만의 정책이 제대로 없었다. 버스준공영제는 연정 합의문에 있다. 어려움과 갈등이 있지만 여야가 논의하고 합의해 실천하기 위해서 연정합의문에 넣은 것이다. 그런데 남 지사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작년 8월에 준공영제 동의서를 도의회 보냈다. 동의서를 보낼 때도 충분히 협의하지 않으니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나는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우리당 의원들에게 준공영제가 연정 합의문 있으니 해야 한다고 했다. 2016년 총선 공약사항이기도 하니 구체적 실천방안을 논의해보자고 했다. 미비한 사전절차를 해결하기 위해 4자 협의체를 만들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신청했던 540억 원의 예산은 240억 원으로 줄고, 자치단체도 15개만 참여하는 반쪽짜리가 됐다. 용역 결과도 남지사의 임기가 끝난 뒤에나 나온다. 결국 경기도만의 정책을 펴는데 남 지사가 미흡했다.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연정 역시 취지는 옳고 필요했지만, 연정의 목적은 예산을 좀 떼어 주는 게 아니라 어려운 정책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연정의 형식만 갖췄지 어려운 정책을 해결하지는 못한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만한 도정을 편 것은 아니다.

프레시안 : 당선되면 도의회 구성이 어떻게 재편되더라도 연정을 할 의향이 있나.

전해철 : 지금은 남 지사가 당적을 자꾸 바꿔서 연정이 끝까지 가지 못하고 결렬된 상태다. 하지만 연정의 기본 취지에 동의한다. 정치는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의지를 넘어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하도록 해야 하는데, 연정이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방선거 이후 도의회 구성을 봐야겠지만, 연정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 지난 20년간 민주당 후보는 경기도에서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고 해도 보수적 표심이 많은 곳이다. 문 대통령과 가까운 이미지가 자칫 확장성에 한계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중도보수층을 끌어들일 전략이 있다면?

전해철 : 경기도의 지형이 민주당 유리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때 경기도에서 8만6000표 가량 뒤졌는데, 지난해 5월 대선에선 150만 표를 앞섰다. 굉장히 큰 차이다. 득표율도 전국 평균이 41%보다 높은 42%였다. 현재의 국정운영 지지율도 높다. 그만큼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심이 높다는 것이어서 이번 선거가 과거처럼 불리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수층이 느끼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감정도 중요하겠지만, 크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지난 20년보다 나은 경기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 등도 보수적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는 점을 설득하면 충분히 득표를 할 수 있다고 본다.

▲ 전해철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3철'은 악의적 프레임, 각자의 역할 있다"

프레시안 :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일정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전 의원에 대한 지지율과는 별개다.

전해철 : 민주당 지지율, 대통령 지지율이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또한 개인 경쟁력을 봐도 그렇다. 나는 젊은 나이에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하며 3년 8개월을 근무했다. 누구보다 많은 국정을 경험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을 펼 수 있다. 당에서도 수많은 특위 활동을 하면서 당과 국회로부터 인정받았다. 최고위원과 도당위원장을 하면서 대선 과정에서 일선을 진두지휘하고 경기민주연구소를 만들기도 했다. 그 어떤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 않나. 이에 더해 안정감과 정책 실천 능력도 내가 우위라고 본다. 경기도 정책은 중앙정부, 청와대와 조율해서 되는 것인데, 문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나만큼 정책 실천 능력이 있는 후보가 있겠나.

프레시안 :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라는 게 의미는 있겠지만, 지나친 친문 마케팅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있다.

전해철 : 그건 정책 실천 능력이자 내가 그동안 해온 정치 역정이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도 참여정부의 분권과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 노력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시며 노무현의 가치와 함께한 것이 내 정치 역정의 시작이다. 2012년 문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한 것도 내 정치 역정이다. 2012년 당내 경선이 끝나고 측근들 다 물러나라고 해서 백의종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하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일선에서 논쟁하기도 했다. 그 후엔 최고위원으로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3철'은 정치적 프레임이자, 납득할 수 없는 프레임이지만 노 대통령을 모시고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권교체를 이룬 데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 이런 나의 정치적 역정을 얘기하는 것이 갑자기 문재인을 파는 것과는 다르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친문이요' 하는 것과 10년 이상 모시고 함께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프레시안 : 잠시 귀국한 양정철 전 비서관은 권력에서 물러나있고 이호철 전 수석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소위 '3철'도 각각의 정치적 소신이 있겠지만, 전 의원만 자기 정치를 하는 듯한 모양새 아닌가.

전해철 : 각자가 처한 여건이 다르다. 우연히 이름에 '철' 자가 같아서 '3철'이라고 하는데, 악의적 프레임이다. 물론 노 대통령, 문 대통령을 모시고 정권교체 한 데 긍지와 자부심이 있다. 다만, 그 이후의 선택은 각자 판단에 맡겨야 한다. 이호철 전 수석은 현실정치와 성정이 맞지 않다. 출마가 본인 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불출마하는 이유이고 그 분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특별히 공직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내가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는 것이다. 권한 남용이나 왜곡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자리를 피하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자기 자리에 맞게 역할을 하는 게 맞다.

2012년 대선 때 우리는 타의로 물러났는데, 솔직히 납득이 어려웠다. 어렵게 경선을 거쳐 본선을 준비하려 했더니 아무런 자리도 주지 말라고 했다. 이번에도 대선 승리하고 측근들이 내각이나 청와대로 가는 게 옳으냐는 지적이 있어 정권초기에는 가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다, 포용과 화합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뜻을 우리가 훼손하지 말자는 취지로 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 임기 내내 그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 경우는 선출직 의원으로서 일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 개별 상황과 여건을 들여다보면 이름 끝자가 같다고 하나로 묶어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프레시안 : 양정철 전 비서관이 한국에 있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직접 전하기도 했나?

전해철 : 이번에 왔을 때 여건이 되면 역할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본인은 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형님은 의원이고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지만 나는 새롭게 일하는 게 내키지 않는다. 쉬는 게 좋겠다"고. 나는 권유하는 입장이지만, 중요한 건 본인 의사이니 알겠다고 했다.

"이재명, 진정한 대선주자라면 당에 와서 역할을 하라"

프레시안 : 당내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이재명 시장의 인지도와 지지율이 높은데 경선 전략은?

전해철 : 초반 인지도와 지지도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 광역단체장 선거를 보면, 초반 지지율이 그대로 가는 경우가 없었다. 이재명 시장이 장점이 있는 정치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치하는 사람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구체적 방식은 협치다. 조정하고, 협의하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재명 시장은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원 문제 등에서 지나치게 많은 갈등을 유발하고 있지 않나. 예컨대 공공산후조리원은 좋은 정책이다. 인구문제도 해결하고 공공의 책임이 따르는 정책이다. 그러나 잘 조정하고 협의를 거치는 게 아니라 갈등이 양산되지 않았나. 시의회에선 아예 되지 않았고, 반대하는 조례를 신청하기도 하고 소송도 있었다. 충남의 경우와 비교해보라. 충남은 여당이 3분의 1이어서 여야 구성이 더 좋지 않다. 그래도 갈등은 있지만, 정책 추진에 지장은 없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해소하고 반대가 있다면 다른 틀로 미세조정하거나 설득하는 게 필요한 것이지, 자기가 이런 걸 주장한다고 해서 갈등만 양산하면 시민과 도민들 피해로 갈 수 있다.

프레시안 : 이 시장이 추진한 정책 방향은 옳지만 행정 스타일이 문제다?

전해철 : 결국 실천이 되지 않고 막힌다. 그건 시민들 입장에선 필요 없는 정책이나 마찬가지다. 늘 갈등과 긴장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 갈등을 해소하는 게 정치의 기본이다. 끊임없이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행정 단위가 크면 클수록 지도자나 책임자는 그런 역할을 잘해야 한다.

프레시안 :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 시장이 경기도지사 직을 자기정치의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보나?

전해철 : 적어도 도지사가 되면 경기도정만 생각하고 8년 정도를 해야 입안되고 실천하고 돌아볼 기회도 오는 것이다. 다른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도정에 임해선 안 된다. 경기도지사가 늘 정치적 자리인 것처럼 회자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도지사는 도정에만 매진하고 이것이 자기의 길이라고 확신할 때에만 도전해야 한다.

또한 진정한 대선주자라면 당에서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 당에 와서 기여도 하고, 당의 정책을 실제로 만들고 실천하고 구성원들과 토론하고 협의하면서 당이 가야 할 지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곽에 머물며 당의 지도자나 대표주자가 되려 하는 건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프레시안 : 이 시장이 당내 화합에서도 부족한 면이 있다고 평가하나?

전해철 : 내가 평가하긴 어렵다. 다만 그런 평가를 받는다면 왜 그런 평가 받는지 이유가 있지 않겠나. 당에 소속된 도의원, 시의원, 국회의원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다면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나. 당에 대한 기여가 부족하거나 정치를 실천하는 게 아니라 갈등을 양산하면 좋은 평가를 못 받게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이 시장의 갈등유발형 정치 스타일이 추후 문 대통령과 각 세우기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전해철 :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지방분권을 실천하고 그 지역에 필요한 행정가를 뽑는 것 말고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정부가 언급한 국정과제와 철학에 공감하고 그에 대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는 지금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의 정치 과정을 봐야 한다. 또한 때로는 옳은 정책이라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제하고 협의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많은 분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

▲ 전해철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국민참여와 당원투표를 5대5로 하는 경선 룰에 대해선 불만 없나?

전해철 : 룰이 결정되면 따를 것이다. 내가 당원, 대의원 지지가 많을 거라고들 평가하는데, 그건 일단 고맙다. 60개 지역구가 있는 경기도에서 실제로 많은 분들을 봤다. 지난해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고 경기도의 정책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도당위원장으로서 그랬던 것이다. 대선을 준비하며 60개 지역의 주요 지역위원회 위원장들과 도의원, 시의원, 핵심 당원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함께 했다. 그 결과 경기지역 당원들이 '전해철이 땀 흘렸다'고 인정해 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도당위원장을 사퇴한 것은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제도화 안 되면 권력기관은 금방 나쁜 모습으로 돌아간다"

프레시안 :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전해철 : 정책능력이 뛰어난 준비된 대통령이다. 인수위가 없었지만 정말 많은 준비도 했다.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성과연봉제 못하게 하고, 국정원 국내파트 폐지하는 것들이 다 준비돼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국민들과 공감하고 소통한 결과가 70% 지지율로 이어진 것이다. 우연 아니라 준비된 결과라고 본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문 대통령이 하는 일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은 결국 제도적 시스템을 갖춰야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 공수처를 설치하려면 그와 관련된 법이 필요하다. 물론 사개특위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만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국회와의 관계에서 입법적 실천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야당이 근거없는 주장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 되지만, 여당은 무한책임을 지는 당이다. 입법 실천이 잘 되도록 풀어갈 필요가 있다. 예컨대 홍준표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낡은 이데올로기 싸움이나 이념 논쟁은 근거가 없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하기 위해선 입법에 필요한 노력을 우리가 해야 하지 않겠나.

프레시안 : 야당을 포용하거나 협치 구조를 만들려는 노력이 대통령에게 부족했다?

전해철 : 문 대통령도 그런 노력을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원래 대단한 분이고, 협치나 입법을 위한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많은 일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분이다. 다만 지금 바로 성과로 나타난 것이 조금 미흡하고 걱정된다는 얘기이지, 대통령은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문 대통령의 최근 국정운영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전해철 :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해선 야당 일각에서 평양 올림픽 운운하는데, 정말 맞지 않는 말이다. 정치적 주장은 할 수 있지만 국론 분열과 국익도 생각해야 한다. 과거 새누리당이 했던 말과 비교하면 모순된 이야기가 많다.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평창 올림픽 남북한 분산 개최 검토를 건의했다. 또한 2012년 나경원 당시 평창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장이 북한에도 사람을 보내서 참가를 요청하는 등 다각적 노력하고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이 참여하니 그걸 가지고 평양올림픽이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 자기들이 과거에 주장한 것을 보면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평양올림픽이라며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프레시안 : 야당 주장과는 별개로, 젊은층들은 공정이나 정의의 문제로 단일팀 문제를 바라본다. 남북관계 개선을 절대화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방향을 고루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전해철 : 단일팀 관련한 문제제기는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해한다. 좋은 목적이라도 충분히 소통을 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맞다. 물론 남북대화를 모두 오픈 할 수 없지만, 피땀 흘린 선수들이 좌절감을 느끼게 해선 안 되는 것이다. 그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프레시안 :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나?

전해철 :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아야할 상황이라고 본다. 의혹이 너무 구체적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정치적 보복행위라고 주장하는데 구체적 사안을 가지고 그렇게 말해야 한다. 국정원 특활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의혹이 있고, 전 국정원장 재판을 받고 있고, 선거중립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또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방송 출연자들에게 가했던 일들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면 안 된다. 지금의 검찰 수사는 정치보복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국가기관이 하는 것이다. 다스 관련해서도 가까운 측근들이 수사를 받고 구속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도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이명박,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들이 비리의 고리로 드러났다.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을 역임한 입장에서 어떤 느낌인가?

전해철 :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과거 대검 중수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조사할 때 담당 부장이 우병우 전 수석이었다. 연수원 동기라는 인연이 있는 사람이 내가 모시던 분을 조사하니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이번에 우 전 수석이 구속된 이유는 민정수석이 권력기관을 동원해 전횡을 했기 때문 아닌가. 민정수석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하면 국가에 큰일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상대적으로 참여정부의 민정수석실은 공정하고 깨끗했다.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할 때도 그랬고, 내가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 대통령이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를 국정과제처럼 얘기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이 법에 주어진 권리와 의무만 수행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가 됐고 이후에도 잘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정권이 바뀐 후 폐해가 바로 나타났다.

권력기관 개혁은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공수처 설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제도적으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를 억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적폐청산은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책임을 지우는 과정이다. 그 이후에는 제도적 개선을 해야만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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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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