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태운 버스는 25일 낮 12시 30분에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 도착했다.
10분 정도 늦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버스는 예정시간을 어기지 않았다.
올림픽 역사상 첫 남북 단일팀을 이루게 된 남북한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처음으로 만났다.
먼저 이재근 진천선수촌장, 이호식 부촌장,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일렬로 늘어서 버스에서 내리는 박철호 감독을 비롯해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추운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라는 우리 측 인사에 북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안녕하십니까"라며 고개를 살짝 숙여 답례했다.
빙상장 안에서 대기하던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도 북한 선수단의 도착에 맞춰 꽃다발을 하나씩 들고 마중을 나왔다.
우리 선수단은 2열 종대로 늘어서 앞줄의 선수들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가 마주 보는 북한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악수를 청했다.
혹한의 추위 탓에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굳은 표정이었지만 꽃다발을 전달할 때는 살짝 환영의 미소를 띠었다.
이재근 선수촌장은 "입촌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내주시길 기대한다.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철호 감독은 "북남이 하나가 돼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짧은 기간에 힘과 마음을 합쳐서 이번 경기 승부를 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 목표를 묻는 말에 "경기에서 지겠다는 팀은 없다. 우리의 모든 기술을 발휘해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후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한데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북한 감독이 단일팀 총감독인 새러 머리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자 머리 감독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렇게 머리 감독과 북한 감독이 가운데에 서고 앞줄에는 북한 선수들을 앞세워서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사진이 탄생했다.
남북한 선수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3번 외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6분간의 행사를 종료했다.
짧은 환영식 뒤 북한 선수들은 식사를 위해 타고 왔던 버스에 재탑승해서 자리를 떴다.
북한은 이날 선수 12명, 감독 1명, 보조 인력 2명 등 총 15명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파견했다.
북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할 예정이다. 이번 주까지는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기 위해 남북한이 따로 훈련한 뒤 다음 주부터 합동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머리 감독은 이날 오후 8시에 남북한 선수들을 한데 모아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결속력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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