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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반면교사] ②실패사례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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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반면교사] ②실패사례에서 배운다

출발부터 ‘삐걱’ 워터파크 사업…‘예고된 인재’

강원랜드 워터파크의 1차 설계용역 입찰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강원랜드 워터파크 TF팀의 한 간부가 업체선정을 위한 대학교수 심의위원 명단을 하루 전에 특정업체에 전달했고 그 업체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특정업체 선정을 위해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교수명단을 해당 업체에 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후 거액의 정치자금이 전달된 의혹도 제기되었으나 사법기관의 조사는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강원랜드가 무리하게 통합발주 원칙을 무시하고 분리발주를 통해 특정업체를 선정토록 한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많았다.

▲2016년 7월 29일 기공식을 갖고 있는 강원랜드 워터파크. ⓒ강원랜드

이처럼 특정인의 아이디어에 의해 진행된 워터파크 설계 때문에 출발부터 강원랜드 워터파크는 비정상이었다. 해발 780미터 고지대에 실내 28.5%, 실외 71.5%의 구성도 황당했고 안전이 담보되지 못하는 경사면에 워터파크 시설을 설치하는 설계는 상식 이하였다.

67억 원이 투자된 1차 설계는 물거품이 되었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또 워터파크 공사에 부실설계를 진행했던 업체가 워터파크 감리를 맡은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어려웠다.

더 어이가 없었던 점은 재설계 용역 발주를 앞두고 강원랜드가 발주하면 (경쟁입찰 때문에)특정업체가 맡기 어렵기 때문에 시공사를 통해 수의 계약으로 설계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무용지물 설계도를 만든 업체가 사실상 다시 재설계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강원랜드 워터파크 사업은 업계에서 요지경 같은 사례로 기억하고 있다. 민간 회사 같았으면 꿈도 못 꿀 일이 공기업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건설사업은 원래 분리발주가 원칙이었고 워터파크의 경우 국토해양부에 심의를 거쳐 분리발주로 진행한 것”이라며 “워터파크 설계의 경우 국토부 결정에 따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골프장을 비롯해 스키장, 호텔, 콘도, 직원숙소, 행정동 등 대형 공사는 모두 통합발주로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감사원은 강원랜드 워터파크의 각종 문제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기대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감사원은 발표를 통해 강원랜드 워터파크 설계변경 용역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경쟁입찰로 설계업체를 선정해야 함에도 시공사인 동부건설이 발주기관 대신 설계변경 업체를 선정토록 한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발주기관이 경쟁입찰을 포기하고 시공사로 하여금 특정업체에 수의계약을 맺도록 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분명하게 지적했다.

또한 감사원은 최흥집 사장시절 워터파크의 예상 입장객 수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등 사업타당성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이 문제에 대해 관련 직원의 책임을 전혀 묻지 않았다. 또 곤란한 질문이나 의혹이 제기되면 전임 사장시절 발생한 문제라고 발뺌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67억 원을 들여 설계한 작품이 폐기시킨 뒤 두 번째로 만들어진 강원랜드 워터파크 조감도. ⓒ강원랜드

또 감사원은 강원랜드의 설계용역비를 과다하게 지출한 점을 지적하고 해당 직원의 감사를 요구했으나 강원랜드는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했다.

이런 한편으로 강원랜드가 시공사에 설계용역을 발주토록 하면서 내세운 논리가 경쟁입찰로 했을 경우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은 감사원 감사결과 타당하지 않다며 특혜를 위한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강원랜드 워터파크 사업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설계용역이 특정업체에 주어지고 과다한 설계용역비가 지출됐으나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은 이상한 결과를 나타냈다.

강원랜드의 한 간부는 “정치권에서 낙하산으로 온 강원랜드 건설본부장이 원주지역 리조트회사에 근무하는 가까운 친척을 경력직으로 특채했다. 그 후 본부장이 건설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사법기관에 구속 수감되면서 해당 본부장이 물러났지만 이 간부는 계속 승승장구했다.

이 간부와 또 다른 본부장이 건설관리실장 대신 워터파크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 특정업체와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는 등 2016년까지 워터파크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S사출신의 강원랜드 간부 2명(사장 비서, 재정운영실장)이 S사와 강원랜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정치권은 물론 강원랜드 주변에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워터파크 부실과 비용 과다지출로 중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승진은 것은 아직도 배후세력의 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 워터파크인 하이원 워터월드의 시설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야외 파도풀은 한여름에도 오후 5시가 지나면 지역 특성상 수온이 낮아져 다른 워터파크에 비해 가동시간이 훨씬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야외 워터파크의 수온을 인위적으로 높여주거나 돔을 씌워 다른 워터파크와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워터파크 업계의 한 인사는 강원랜드 워터파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강원랜드 워터파크는 고원지대에 위치한 탓에 7월 한여름에도 오후 5시가 지나면 수온이 낮아져 고객의 입욕이 불가능해 진다. 야외 워터파크는 수온이 최소 27도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해발 800미터 수준의 강원랜드 워터파크는 물을 덮히지 못하면 이용시간이 다른 워터파크에 비해 짧아질 수밖에 없다. 강원랜드 워터파크가 7월 개장에만 주력하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야외 워터파크에 돔을 씌우면 다른 워터파크와 차별화를 두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다. 그렇지만 약 300억 원 수준의 추가 비용과 실내 워터파크와 연결 문제 등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강원랜드 워터파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른 워터파크가 다른 아이템이 필요하다. 지금의 강원랜드 워터파크는 김해 롯데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 오션월드 등과 비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강원랜드 워터파크 실외 현장은 혹한 추위로 공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공사와 협력업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프레시안

개장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이를 바로 잡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워터파크 보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설을 고객들은 원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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