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 1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고, 배석한 청와대 참모들에게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우원식 원내대표의 요청을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원내대표 교체도 있었고, 2월 국회도 있는 만큼 청와대와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을 건의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19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이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아직 꾸려지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개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중차대한 일이라고 말했고, 원내지도부는 '개헌 국회'에서 개헌의 많은 부분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2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 계획에 대해 비공개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최근 관심 있게 언급한 법안으로는 휴일 연장 근로 수당 중복 할증 문제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규제 샌드박스 도입법안' 등이 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휴일 연장 근로 수당 중복 할증 문제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환노위 간사는 2017년 휴일 연장 근로 중복 할증 수당 200%를 150%로 줄여 노동계가 '개악안'이라고 반발하는 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 법안에 통과에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이용득,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반대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법안'은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통신융합법(ICT 분야), 금융혁신지원법(핀테크 분야), 산업융합촉진법(산업융합 분야), 지역특구법(지역 혁신성장 분야) 등 4개 법으로 구성된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 도입법안'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3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규제프리존 특별법'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전략 산업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프리존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심 법안이었다. 시민단체는 규제프리존법을 '의료 민영화법', '최순실법', '재벌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시민단체의 의견을 받아 총선과 대선까지만 해도 이 법안에 반대해왔지만, 최근 들어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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