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홍준표 대표는 전날 북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 단장 일행의 방남에 대해 "우리가 유치한 평창 올림픽이 평양 올림픽이 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현송월 단장에게 과한 의전을 해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았다. 올림픽 성공은 고사하고 제대로 개최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높았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화를 통한 한반도 위기 해소' 노력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이어졌다"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야당의 주장에 이례적으로 공식 대응한 것은 '평창 올림픽에 색깔론을 제기하는 식으로 올림픽 성공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메시지를 낸 이유에 대해 "올림픽이 성공하고, 남북 관계 개선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 화합, 치유의 올림픽이 돼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있기 때문에 국민 화합과 단합, 호소의 메시지를 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메시지에 "대통령의 취지나 의중이 녹아 있다고 보면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현송월에게 과한 의전…평양 올림픽"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연일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남북 교류 분위기를 '평양 올림픽'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등 북한 사전점검단의 방남과 관련해 "동계올림픽을 하겠다는 것인지 북한 예술단의 동계문화 축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유치를 위해 20년간 애써온 강원도 평창 주민들은 뒷전에 밀려나고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현송월이 독차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송월이 실세이긴 한 모양"이라며 "김정은과 무슨 특별한 관계이기에 정상외교도 아닌데 정상외교를 뛰어넘는 의전을 했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 예술단 한마당잔치로 만들려는 의도를, 다른 사람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하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여당일 때 정신으로 돌아가야"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태도는 자유한국당이 여당으로서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던 때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대한 실무나 실비를 지원하는 것이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주도해 2011년 여야가 합의 처리한 '평창올림픽 특별법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합의가 이뤄지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0년 여야가 합의 처리한 '평창 유치 결의안'은 "동계올림픽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대한민국의 평창에서 개최될 경우 동북아 평화와 인류 공동 번영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지향하는 세계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 구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와대는 '평창 유치 결의안'과 '평창올림픽 특별법'의 여야 합의 처리 사례를 언급하며 자유한국당이 "이제라도 그때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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