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그닥 달갑잖은 소식 두 가지가 들려왔다. 먼저 청와대 경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의 모교인 동지상고 동문회가 열렸다는 것.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청와대에선 이 대통령이 졸업한 동지상고 뿐 아니라 같은 재단 내 자매학교 격인 동지여상, 동지중, 동지여중 출신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모임이 열렸다.
이날 동문회에는 포항에 사는 동문들을 비롯해 대구, 경북, 부산, 경남 등 영남권 동문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청와대 정원인 녹지원과 전통 한옥 건물인 상춘재 등을 관람한 뒤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 내외와 중식 오찬을 함께 했다. 식사에는 와인도 곁들여졌고 시계와 스카프 등도 기념품으로 제공됐다.
오찬장에서 동지상고 원로 동문이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역점 사업과 동문회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지난 2004년 부산상고 동문 부부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당시는 다과회 형식의 모임이었지만 상당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춘추관에 경호관이 왜?
한편 각 언론사 출입기자들이 근무하는 기자실과 청와대 공식 브리핑룸이 있는 청와대 춘추관에는 22일부터 경호처 경호관이 상주근무하고 있다. 대통령 경호관이 기자실 건물에 상주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국내나 해외에서 취재할 때 경호문제 때문에 취재에 제약을 받는다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파견 경호관이 춘추관에 상주하면서 이런 문제를 기자들 입장에서 경호처와 협의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순방 당시 전용기 회항, 인도 국제영화제 개최를 둘러싸고 전직 총리 아들과 기획사 대표 간 다툼에 경호처 간부 연루설 등 경호처에 대한 잡음이 적잖은 상황에서 경호관이 기자실에 배치된 것 자체가 석연찮다는 것이다. 한 출입기자는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뒷통수가 따갑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한 '실세' 소리를 듣는 김인종 경호처장이 최근 부처의 동반성장 실적까지 신경쓴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상황이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 처장에 대해선 군 인사 개입설도 없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25일 '청와대 경호처, 시곗바늘 거꾸로 돌리려 하나'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경호처가 권력기관 노릇 하겠다고 설치면 정당과 국회를 중심으로 한 제도화된 정치가 위험에 빠지고, 대통령은 현장 민심으로부터 멀어져 점점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호처장이 과연 대통령 집무실 출입자 명단을 매일 보고받아야 하는지 따져볼 일이다. 경호처 사무실이 대통령 집무실과 정문 사이 한중간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비서실을 한쪽으로 밀어낸 건물 배치부터 후진적이라는 말을 들어 싸다"고 김인종 처장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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