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 측 천호선 대변인은 22일 이봉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특임장관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수첩이 선거운동원에 의해 전날 입수됐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특임장관실의 공무원이 김해 현지에 내려와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 수첩에는 직접 유권자들을 광범하게 접촉해 성향을 분석한 내용, 선거전략에 대한 조언 등이 메모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수첩 겉 표지에는 '특임장관실'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 지난 20일 저녁,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과 '선거 작전'을 짜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뉴시스 |
수첩 내용을 보면 "여론(후보 평가를 듣는다) 장단점", "택시를 여러대 탄다", "자동차 대리점/꽃가게/문방구/학생들", "특이한 소문", "아줌마 스킨십" 등 선거 정보 수집에 관한 방법 등이 적혀 있다.
이와 함께 이 직원이 선거 정보 수집시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등의 내용도 적혀 있다. 일종의 '윗선 지시 사항'일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수첩에는 "투표 여부 파악 중요, 상대방 의견 그대로 적어옴"이라는 문구 등이 적혀 있다.
또 언론 보도에 대한 동향도 나와 있다. "민주 '열심히 도와봐야 얻을 것 없어' 김해을 민주당이 안뛴다'는 등의 보수 일간지 요약 내용이 담겨 있다.
선거 정보 수집 및 민심 파악 관련 특임장관실 직원의 동선으로 추정되는 문구들도 있다. 수첩에는 "롯데마트 앞, 코아상가 앞, 갑오주공(미장원)"이라고 돼 있다.
직접 접촉한 인사들의 간단한 인적 사항, 투표 참여 여부, 누구를 찍는지 등도 적혀 있다. 이 특임장관실 직원은 "40대 주부, 00슈퍼 남, 50대 (기권 바빠서), 에스프레소 전문점 20대 여" 등과 함께 접촉한 시민들 옆에 "1(김태호 후보 기호)", "8(이봉수 후보 기호)" 등을 적어놓기도 했다. 이 수첩에는 유시민 대표의 유세 장소 등에 대한 메모도 들어있다.
수첩에는 "지금까지 현지 상황 여론 비슷,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당여부 결정(될 듯)", "(여성 유권자) 좋은 반응", "시민들 차분한 분위기 (장유) 대혼전 가장 큰 변수는 '투표율' 부각, 당락의 변수는 '투표율'"이라는 분석과 함께 "감성적 선거 유세, 투표율 향상에 노력, 당락의 변수는 투표율 부각, 서민 이미지→부각" 등 구체적인 전략까지 적혀 있다.
참여당도 "이재오 선거법 위반 고발할 것"
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재오 특임장관의 지휘 아래 직원까지 파견해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매우 확실한 증거라고 볼 수 있으며 최근 이재오 장관이 공공연히 선거 개입을 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가 얼마나 허구이고 기만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재오 장관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을 검토 중이며 이재오 장관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김태호 후보 역시 이를 몰랐을 리 없으며 김해 시민을 기만한데 대해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장관은 지난 20일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선거 작전"을 짜고 지시하는 등 선거 개입을 했다는 혐의로 민주당에 의해 고발당한 상태다. 경제정의실천연합도 이 장관을 선관위에 조사 의뢰했다.
선관위는 이 장관의 친이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 전략 지시 등이 "공무원을 상대로 한 것이나 공무원을 동원한 것이 아닌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에 불거진 정황은 특임장관실 직원, 즉 공무원이 직접 동원됐다는 것이다. 사실로 드러난다면 명백한 선거 개입이고,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이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무원의 선거 중립 위반 등으로 탄핵까지 됐던 적이 있다.
특임장관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특임장관실 수첩은 특임장관실의 기념품으로 9천부가량이 제작되어 그동안 내방객 및 행사참석자 등에게 선물, 새해선물등으로 6500부 가량이 배포됐다"며 "따라서 특임장관실 수첩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임장관실 직원의 선거개입으로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임장관실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특정 지역에 직원을 파견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특임장관실 공무원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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